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건보개혁안에 서명함으로 100년 동안의 미국 건보개혁 도전사에 마침점을 찍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내가 서명하고 있는 이 법안은 미국의 전 세대들이 추구해 온 개혁적인 움직임을 만들 것이다”며 “오늘 우리는 전 세대들이 스스로의 재발견이라고 칭한 본질적인 사실을 단언하고 있고, 우리가 이러한 열망을 꺼지게 하는 민족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거행된 서명식에서 법안에 20개의 펜을 계속 교체하면서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만드는데 기여한 사람들에게 대통령이 서명한 펜을 기념품으로 소장하도록 선물하기 위함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중요 법안 서명 때 여러 개의 펜을 사용해 그 법안 성안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기념으로 선물하는게 관례였다.
서명식에는 그간 건강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시민들을 비롯해 건보개혁에 의정활동의 상당부분을 헌신하다가 작년에 타계한 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부인 빅토리아 케네디 등이 참석했다.
케네디 상원의 아들인 패트릭 J.케네디는 지난 1970년대 자신의 아버지가 발의한 건보개혁안 사본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가져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서명에 앞서 가진 연설에서 "근 1세기에 걸친 도전과 1년여의 토론, 모든 표결을 마친 끝에 건강보험 개혁이 드디어 미국에서 법률에 성공했다"면서 "미국의 새로운 계절이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암과 마지막까지 투병하면서도 보험회사와 시시비비를 따졌던 나의 어머니를 대신해 나는 이 개혁법안을 법제화하는데 서명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에도 불구하고 건보개혁안에 전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은 여전히 법안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또 13개 주(州) 검찰총장들은 이날 건보개혁안이 위헌이라며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존 A.뵈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오늘은 미국인들에게 우울한 날이다”라며 “이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통치하는 것이 최고의 통치라는 건국 이념을 포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은 건보개혁안이 이미 법률이라며 공화당이 물러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상원 금융위원회 의장인 맥스 바쿠스 민주당 상원 의원은 “건보개혁안은 법률, 아니 역사다. 진정으로 이는 역사적인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제 오바마 대통령에게 남은 과제는 건보개혁안을 얼마나 잘 빠른 시일내에 홍보해 내느냐는 것이다. 그는 이날 서명식이 끝나자 마자 건보개혁안을 지지하는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해 연방정부직원 등 500여명 앞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이스트룸을 찾았다.
한편 상원은 지난 21일 건보개혁법안과 함께 하원을 통과한 수정안에 대한 심의작업에 들어가 이번주내에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