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러시아에서 추락한 폴란드 대통령 비행기의 조종사가 누군가의 지시를 따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바웬사 전 대통령은 폴란드 정부의 조종사들은 전문가들이라면서 사고기 기장은 짙은 안개 속에서 착륙 시도를 계속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조사위원회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고현장에서 ‘블랙 박스’를 수거해 폴란드 조사단과 공동 판독작업을 벌이고 잇는 러시아 당국은 일부 해독 결과 기체 결함이 아닌 ‘조종사의 실수’라고 이날 발표했다.
알렉산더 알료신 러시아 공군 부대장은 “사고 비행기가 네 차례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관제탑은 착륙을 불허했지만 조종사가 하강을 계속했다”며 “관제탑의 수평유지 및 회항 명령에도 따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외신들은 대통령 음해 세력의 개입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세 차례나 실패하고도 무리한 착륙을 시도한 점과, 추락한 비행기가 수 차례 고장 전력이 있음에도 대통령 전용기로 이용된 데다 처음 착륙을 시도할 때부터 이미 연료를 버리고 있었다는 설이 지적되고 있다.
한편 사고 조사결과 러시아의 안전조치가 소홀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그렇잖아도 과거사 문제로 러시아에 대해 반감이 있는 폴란드 국민의 감정이 급격히 악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실질적 최고 권력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한데 이어 12일 하루를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