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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나들가게로 변신한 구멍가게 ‘절망에서 희망으로’

"이전의 정수퍼는 계륵(鷄肋) 이었다. 버리기는 아깝고, 계속하자니 다른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한창 어려울때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암흑속에 사는 기분이었다. 유통쪽에서도 물건을 안주려 했다. 담배마저 없었는데 손님들이 담배도 없다고 매번 불만을 드러냈다. 증기기관차는 석탄을 계속 넣어줘야 달리는데, 그때는 기차를 세우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은 상황이었고, 계속 가자니 방향도, 목적지도 없었다. "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중소기업청의 지원으로 '나들가게'인 정슈퍼를 오픈한 서현정(37) 사장은 나들가게를 시작하기 전 상황은 ‘절망’이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지금 서 사장은 희망에 가득차 있다.

“집에 들어오면 ‘자신감’이 생겨요. 예전에는 청소해도 티도 안나고, 의욕도 떨어졌는데 지금은 스스로 좋아서 닦습니다”, “손님들도 동네분이라 다 아는데 나들가게로 변신한 후 더 좋아하시구요~”  

서 사장의 슈퍼는 근처에 대형마트가 생기며 주말에 매출이 70%수준으로 떨어졌고, 금융위기 동안 20%가 더 떨어지며 초창기 매출이 반토막났다.

언덕 위로 10분만 걸어가면 시장이 있어 신선식품을 사로 동네 외부로 물건을 사러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다 보니 중요한 단골 손님도 떨어지고 운영자금도 바닥나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

월세까지 밀리며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때 한줄기 희망의 소식이 들려왔다. 중소기업청에서 ‘나들가게’라는 지원책을 시행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것.

중기청이 지원하는 나들가게란 ‘정이 있어 내 집같이 나들이하고 싶은 가게’라는 의미로, 매장 면적 300㎡ 이하 소매점포가 대상이다.

나들가게는 기업형슈퍼(SSM) 등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출에 맞서 쇼핑환경ㆍ가격ㆍ서비스 등을 대형업체 수준으로 현대화시켜준다.

정부는 판매실적·재고·매출관리 등의 정보화와 공동구매 및 물류를 실현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간판, POS(판매시점관리) 기기 등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또 상권분석, 상품기획, 배치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상담과 조언을 위해 전문 심화교육까지 실시한 지도요원 240명을 배치한 상태다.

현재 서 사장은 잘 나갔던 2002년 당시 매출을 회복했다. 정슈퍼는 150만원의 포스와, 간판비 200만원을 무상으로 지원받았고, 3천600만원을 융자받았다.

서 사장은 “포스가 들어오니 소비자들이 가격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오픈 냉장고를 들이며 없던 구색도 갖춰졌고, 청과 야채 등 신선한 식품이 들어오며 매출이 신장하고 있다. 

동네 손님 김준기 씨는 “환해지고, 깨끗해지고, 친절해진데다 동네도 환해지고 고급스러워졌다”며 대박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