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희곡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뮤지컬로 재구성한 브로드웨이 코미디 뮤지컬이다. 이 작품은 1999년 리바이벌 공연으로, 2000년 토니상 뮤지컬 부문 연출상, 남우주연상, 무대디자인상, 의상상, 리바이벌 작품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극은 현대와 고전을 넘나들며 의상, 무대, 건축물 등을 통해 서로 다른 시대와 풍속 등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16세기 르네상스 스타일과 모던하고 세련된 현대 스타일의 대조적이면서 조화를 이루고, 16인조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스탠다드 재즈 음악의 거장' 콜 포터(Cole Porter)의 멜로디는 무대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뮤지컬은 이혼 1년차의 부부가 작품 <말괄량이 길들이기> 작품을 같이 하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극중극 형식으로 재치있게 그려냈다. 카테리나 역(캐서린)을 맡은 여배우 릴리 바네시(최정원 분)와 그의 전남편으로 페트루치오 역과 연출을 맡은 프레드 그레함(남경주 분)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이 무대 안팍에서 끊이지 않는다.
일찍 가수 아이비의 첫 뮤지컬 도전작으로 숱한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가장 빛난 것은 역시 뮤지컬계 보석 같은 남경주와 최정원의 연기페어다. 이미 지난 20여 년간 <렌트>, <사랑은 비를 타고>, <갬블러>, <아이러브유>, <시카고> 등 수많은 공연을 함께해온 두 사람의 호흡은 실로 찰떡궁합, 명불허전이다.
배우 최정원의 몸사리지 않는 연기, 망가짐도 마다하지 않는 천방지축 말괄량이 연기에 저절로 눈이 휘둥그레진다. 여기다 극 중 대사 또한 압권이다. 남자에 대한 특유의 이해와 해석을 표현한 대사는 나름 철학적이고 해학적이다.
1막에서는 <말괄량이 길들이기> 공연 모습과 무대 밖에서의 모습이 액자식으로 보여지면서 현실과 무대가 섞인 듯한 몽롱함도 없지 않다. 하지만 2막에서는 공연 모습보다는 현실 속에서의 모습이 주를 이루고 <말괄량이 길들이기> 공연을 뛰어넘은 듯, 전개가 너무 빠르게 끝난 느낌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한편,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는 다음 달 14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