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긴 추석. 절묘한 샌드위치 연휴로, 연차만 잘 써도 열흘 이상 쉴 수 있다. 오랜만의 휴식인 만큼 과감하게 TV를 끄고,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공연나들이를 해보는 건 어떨까? 추석을 함께 보내는 동반자의 유형별로 볼만한 공연들을 소개한다.
◆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 <마누래 꽃동산>!
생(生) 안에 남는 미련과 미안함,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연극
아무리 연휴가 길어도 명절은 명절이다. 온가족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무료하게 다음 밥상을 기다리고 있는건 아닌지. 2007년 파파프로덕션 창작희곡공모 대상 수상작에 빛나는 연극 <마누래 꽃동산>은 초등학생 손주부터 나이 든 부모님까지 함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공연이다. 군더더기 없는 정겨운 강화도 사투리로 풀어내는 늙은 촌부의 일상은 온 가족의 마음을 따스하게 다독여 준다. 네이버블로거 madefree님은 “오랜 시간 인고의 세월을 사는 전형적인 어머니와 아내의 모습이 식상하지 않았던 것은 구성지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절묘한 힘과 현실과 꿈, 과거와 현재의 오버랩 등 디테일한 연출력과 뛰어난 연기 앙상블로 웰메이드 가족 연극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추석을 맞아 4인 이상 공연 관람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며, 22일부터 24일까지 관람시 ‘추석맞이대할인’으로 전석 10,000원에 관람 가능하다. 강남 동양아트홀 (문의 02-515-6510)
◆ 차례만 지내고 뛰쳐나온 연인들을 위한 <우먼인블랙>
가을에 만나는 섬뜩한 심리공포 연극
공포영화를 보면 연인들의 거리감이 줄어든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심리스릴러 공포연극 <우먼인블랙>을 추천한다. 올해로 21년째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공연 중이며 현재까지 700만 관객을 돌파한 최고의 공연이다. 귀신이 등장하거나 잔혹한 장면 없이도 음향과 조명으로 공포 분위기를 가득 채우는 연극 <우먼인블랙>은 관객들의 상상력과 호기심 자극하며 새로운 감각의 무대를 펼쳐낸다. 샘터파랑새극장2관 (문의 02-747-2070/2090)
◆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서먹하다면 <라이어>
진실을 감추기 위한 마음 약한 한 남자의 포복절도 거짓말 릴레이
추석 연휴를 통해 오랜만에 친구와 회포를 풀고자 한다면, 국민연극 <라이어>를 추천한다. ‘단 한 순간도 웃지 않으면 라이어가 아니다’라는 카피에 걸맞게 어색함이 감도는 친구 사이에 쉴새 없이 웃음폭탄을 터트린다. 대한민국 최장기 흥행연극으로 무려 12년 동안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라이어1탄>, <라이어2탄>이 동시에 공연하고 있다. (문의 02-747-2070/2090)
◆ 혼자 밥해먹는 쓸쓸한 자취생을 위한 <닥터 이라부>
엽기의사 닥터 이라부의 황당무계한 강박증 환자 치료기
괴롭고 힘들고 짜증나고 두렵고 걱정이 될 땐 유쾌한 닥터 이라부를 찾으라고 노래하며, 연극이아닌 “버라이어티 메디컬쇼” 라고 주장하는 연극이 있다. 일본 최고의 이야기꾼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공중그네』와 『인더풀』을 원작으로, 책 속의 엉뚱하고 엽기적인 캐릭터를 무대 위에 생생하게 되살려 놓는다. 풍성한 명절을 혼자 쓸쓸히 보내고 있다면, <닥터 이라부>를 찾아 생활의 비타민을 충전하는 건 어떨까? 행복한극장 (문의 02-763-8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