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기관장과 동일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내부 감사 업무를 소홀히 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각종 금품과 향응까지 제공받아 지적받아온 공공기관 감사들이 감사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교차감사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동서발전 등 에너지 분야 공기업 3곳도 감사인력 풀(pool)을 공동으로 구성해 교차감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들 공기업은 4일 오전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감사 역량 강화 및 공정사회 선도를 위한 감사 업무 협약서'를 체결하고 교차감사를 위해 각사 실무자급으로 구성된 감사실무협의회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 공동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인력 및 정보 교류를 통해 폭넓은 협조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협약서 체결에 따라 내부 감사 역량이 강화되고 감사 업무의 투명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3개 기관은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공기업으로서 업무 연관성이 크므로 협력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3개 공기업의 감사인력 현황을 보면 난방공사는 11명, 가스공사와 동서발전은 각각 20명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총 50명의 인력 풀 내에서 감사를 진행할 수 있게 돼 감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난방공사는 오는 10월께 진행되는 종합감사 때 처음으로 인력 풀을 통한 교차 감사에 나선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동종 기관과의 인력 풀 교류를 통한 교차 감사로 방만경영을 견제하는 기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3개사 이외에도 에너지 분야에서 공통점을 지닌 2~3개 공기업이 추가로 교차감사 협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감사로는 온정주의나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는 로비 등으로 인해 내부 비리를 제대로 적발할 수 없다는 판단과 느슨한 감사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적인 시각으로 인해 공공기관들이 서로 상대방 기관을 감사하는 교차 감사는 계속해서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