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이탈리아 내각이 4일(현지시각) 세금을 늘리고 연금 수령 개시 시기를 늦추는 것을 골자로 하는 300억유로 규모에 달하는 경제 개혁안을 채택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개혁안은 2012~2014년 동안 200억유로 규모의 예산 정책과 100억유로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양분된다”며 “이번 경제 개혁안은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필수적인 것이며, 우리는 희생을 감수해야 하지만 이런 고통은 공평하게 분배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무장관도 겸임하고 있는 몬티 총리는 이번 경제개혁을 위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본인의 월급을 모두 포기하기로 했다.
이번 긴축안에는 여성 근로자 연금 지급 연령을 60세에서 66세로 단계적으로 늦춰 남성 근로자와 같은 수준으로 조정하고 남성 근로자 연금 납부 기간이 40년에서 42년으로 연장되는 내용이 담겼다. 부가가치세는 단계적으로 3% 포인트가 인상되고, 사치품과 주택 세금도 늘어난다.
비토리오 그릴리 재무 부장관은 “이를 통해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내년 경제성장률은 0.4~0.5% 포인트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몬티 내각이 내놓은 경제 개혁안에 대한 의회 승인은 이달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탈리아 신용 위기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시급함으로 인해서 개혁안은 당초 예정된 5일보다 하루 빨리 발표됐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 운명을 가를 가장 중요한 한주를 앞두고 개혁안이 발표됐다”며 “전임 총리인 베를루스코니 내각 때 잃어버린 신용을 되찾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