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경제시계 제로'…상장사 자체 이익전망 기피
올해 상장사들의 자체 실적전망 공시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로 급감했다.
경기둔화 우려 탓에 향후 실적전망을 자신있게 제시하는 기업이 많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상장사는 전날까지 17곳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개 회사에 비해 4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올해 전망치를 공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백산[035150], KC코트렐[119650], KTcs[058850], 쌍용차[003620], 웅진씽크빅[095720], 현대중공업[009540], 현대미포조선[010620], 지역난방공사[071320], GS그룹, 하나투어[039130], 전북은행[006350], 한세실업[105630] 등 12곳이었다.
또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에는 화진[134780], 모두투어[080160], 비트컴퓨터[032850], 한글과컴퓨터[030520], 셀트리온[068270] 등 5곳이 실적 전망을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유가 상장사 18곳, 코스닥 상장사 8곳이 각각 실적 전망치를 공개했다. 올들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관련 공시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금융당국은 정보 비대칭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장사가 중요한 경영사항을 기업설명회(IR) 등에서 공개하기에 앞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공정공시를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최근 상장사들이 실적에 관해 언급하기를 꺼리는 것은 주가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올해 실적 전망이 불확실하거나 부정적인 상황에서 굳이 공표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한 코스닥 상장사 IR 담당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익 증가율을 유지하기가 빠듯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상장사들은 자신감이 있을 때 공시 형태로 실적 전망치를 미리 알린다. 관련 공시가 드문 것은 실적을 내세울 만한 회사들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