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2007년 4월 협상 타결 이후 4년10개월 만인 15일 오전 0시에 공식 발효된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처음으로 지난해 7월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이라는 거대 경제권 두 곳과 모두 FTA를 발효하게 됐다.
특히 미국은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23%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이어서 미국과의 FTA는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가 무역강국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도약대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0개 연구기관은 지난해 8월 한·미 FTA로 인해 우리나라는 발효 후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이 5.7% 증가하고 일자리 35만개가 만들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또 국내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농수산물과 질 좋은 공산품을 살 수 있게 돼 국민후생과 생산성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FTA 발효와 함께 양국은 단계적으로 모든 상품의 관세를 철폐한다. 섬유와 농산물을 뺀 즉시 철폐 품목은 우리나라가 7천218개(85.6%), 미국이 6천1768개(87.6%)에 달한다.
승용차는 FTA 발효 4년 후 철폐된다. 미국은 현 관세 2.5%를 즉각 없애고, 한국은 관세를 8%에서 4%로 내리고서 4년 후 완전히 철폐한다.
농업 분야에서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없거나 이미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은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품목 수 기준으로 37.9%, 수입액 기준으로 55.8%가 발효 즉시 없어진다.
쌀과 쌀 관련 제품은 FTA 협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오렌지(수확기), 식용대두, 식용감자, 분유, 천연 꿀 등 국내외 가격 차가 크거나 관세율이 높아 관세 철폐 시 심각한 영향이 우려되는 품목은 현 관세를 유지하고 일정 물량의 수입쿼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리 측의 민감 품목인 쇠고기는 15년, 돼지고기는 10년에 걸쳐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앤다.
우리나라는 쇠고기, 돼지고기를 포함해 30개 품목에 대해 수입 물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급증하면 세이프가드를 발동해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FTA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어 FTA 발효 이후에도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FTA 재협상론과 폐기론이 제기되고 있어 총선과 대선 이후 야권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다면 한미 FTA는 출범 1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ㆍ폐기론에 대해 "한미 FTA 폐기론은 양국관계와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한국 경제에도 좋지 않다. 국민은 일자리창출 등 한미 FTA의 긍정적인 면을 잘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