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40년 후인 2052년이 되면 세계를 움직여나가는 주도권 자리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고 미국은 2위로 주저 앉을 것이라고 전 세계 저명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연구단체인 '로마 클럽'의 한 보고서가 8일(현지시간) 전망했다고 dpa가 보도했다.
로마 클럽 회원인 요르겐 랜더스는 이날 발행된 374쪽 분량의 '2052년, 향후 40년의 글로벌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인 정치적 계산과 유권자의 양분화 등으로 정책 담당자들이 장기적 이슈에 사전 대응할 수 없는 반면 중국의 '권위주의적' 정부는 시민과의 협의와 같은 민주적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고 미국과 달리 신속하게 미래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중국의 야심은 '자족'(self-contained)에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이념적 대립이 군사적 충돌로 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경제분야에서 중국과 미국 간에 명암이 확연하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임금과 국민소득 수준이 정체 또는 감소하는 반면 중국내 대도시로 몰려드는 빈곤한 농민들은 40년후 가처분소득이 대폭 늘어나 2052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인당 5만6천달러로 현재 미국의 4분3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인구에 대해서는 도시로 몰려드는 사람들은 자녀를 적게 갖는 경향이기 때문에 2040년 81억명으로 정점에 달한 뒤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2052년에도 30억 인구가 빈곤한 상태에 있겠지만 공중보건 시스템의 개선에 힘입어 세계인구 과반수의 예상수명은 75세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전세계 GDP 성장률이 노동력과 생산성 증가율 감소로 둔화되겠지만 40년후 세계경제는 규모 면에서 현재의 2배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래세대가 당면한 가장 큰 위협으로 온실가스 배출과 생물다양성 파괴를 지적했다.
또 자원과 기후문제가 2052년 이전에 재앙으로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극심한 이상 기후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가 21세기 후반의 '위험하고 멈출 수 없는' 길로 이미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대응이 너무 느리다는 점을 지적했다.
랜더스는 이와 같은 미래로 인해 불안해 할 수 있는 개인에게 "기후변화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은 동유럽과 같은 곳으로 거주지를 옮기거나 에너지 효율 분야의 직업을 택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자녀에게 중국어를 배우도록 권장하면 급속한 중국의 부상에 따라 일자리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68년에 창설된 로마클럽은 인류가 당면한 중요 문제를 다루기 위해 기업, 정치, 과학분야의 저명인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잘 알려진 인사로는 구 소련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미국 기업인이자 자선사업가 조지 미첼 등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