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부산대 강연은 마지막 출사표를 위한 숨고르기 작업이었다.
안 원장은 30일 부산대 강연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날 부산대 강연에서 "높은 지지율은 사회 변화 열망이 자신을 통해 분출된 것"이라며 "정치를 하면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신에 대한 지지의 본뜻을 파악한 뒤 결정을 내리게 되면 분명히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이 말한 '고민'의 숨은 뜻은 자신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확인했으나 이 지지세를 골고루 확산시키는 방법을 찿고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통합진보당의 '종북 논란'에 대해서 안 원장은 "북한이 보편적 인권에 문제가 있다는 건 모두 알고 있다"며 "정치인은 이 문제에 입장을 솔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독 이 문제가 안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며 "국가경영에 참여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는 그동안 야권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철저히 침묵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안 원장은 "부분의 문제는 부분의 문제로 봐야 한다"며 "이 문제가 건강하지 못한 이념문제로 확산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이날 개원한 19대 국회에 대해 "원 구성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서로 날을 세우고 있다"며 "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 원장은 문재인 이사장의 공동정부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앞서 안 원장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이라는 주제로 우리의 시대적 과제로 복지·정의·평화를 제시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소통과 합의 정신을 강조했다.
안 원장은 "최근에 노력한 것에 대해 인정해 주지 않는 스팩사회는 정의롭지 못하다"며 "이런 현상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것이 국가와 정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같은 출발 선상에 서고, 경쟁을 할 때는 반칙과 특권이 없으며 결승점에서 패자에게 제도적인 기회가 주어질때 정의사회가 구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소통과 합의 정신을 말하며 "정치는 적을 무조건 불신하는 전쟁과 다르게 상대방도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기본적인 믿음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라며 정치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강연에 대한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부산대 실내체육관은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학생, 청중 2천500여명이 좌석을 모두 채우고 통로까지 메우는 성황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