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정부가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경기 하강에 대비해 하반기에 재정 8조5천억원을 더 풀고 비상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한다.
외화예금 확충을 위해
외화예금을 많이 유치한 은행에 인센티브를 주고 비거주자의 장기 외화정기예금에 이자소득세를 면제해준다.
또 경기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3조원 규모의 설비투자펀드를 조성한다.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악화에 유럽 재정위기까지 겹쳐 부동산 시장이 침몰하지 않도록 연말에 일몰하는 1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50% 감면제도의 연장을 추진하고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지원기준 완화도 검토한다.
시한폭탄이 될 수 있는 가계부채 뇌관이 터지지 않도록 한국은행이 참여하는 저신용·저소득층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방안을 마련한다.
정부는 28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과천정부청사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재정투자를 보면, 우선 10개 기금의 운용계획을 바꿔 2조3천억원을 증액한다. 국민주택기금에서 추가로 1조2천300억원을 주택구입·전세자금 융자에 투입하고 ▲중소기업 창업자금 1천600억원 ▲소상공인정책자금 800억원 ▲농산물비축자금 622억원 등을 증액한다.
혁신도시를 조기에 추진하고 댐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중심의 공공기관 투자를 1조1천억원 늘린다.
내년으로 넘기거나 쓰지 않는 예산을 줄여 4조5천억원을 추가로 집행한다.
예산 집행률 목표는 예년보다 1.6%포인트 높은 96.7%로 역대 최고 수준이어서, 추가경정예산은 짜지 않지만 사실상 추경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대응체계를 강화해 매월 대통령 주재로 '경제상황 점검을 위한 민관합동회의'를 열고 급격한 자본유출입에 대비해 시장안정용펀드 조성이나 공공부문 직매입 기능 확대 등 국채시장 안정방안을 강구한다.
외화예금을 늘리기 위해 3단계 방안을 추진한다.
1단계로는 외화예금 유치 우수은행의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깎아주고 부담금 적립액의 50% 이내를 우수·선도 은행에 적립한다. 비거주자의 장기 외화정기예금에 이자소득세를 면제해 준다.
2단계에선 우수·선도은행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외환건전성부담금률 인상도 검토하며, 3단계로 들어서면 외화예금 비중을 1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위해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이 설비투자펀드를 조성해 중소·중견기업의 설비투자자금을 투자와 대출 방식으로 지원한다. 중견기업 육성 종합전략도 다음 달 수립한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 수 있는 건설산업 체질 개선을 위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정상화뱅크를 확충해 2조원 규모의 은행권 PF채권을 추가로 사들이고, 3조원 규모의 프라이머리-부채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한다. 신용보증기금의 건설공사 브리지론 보증을 다시 시행하고 부실시행사 구조조정을 위해 사업시행권 취소를 가능하게 하기로 했다.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한 물가 안정을 위해 유아복, 라면, 참고서 등 일정 기간 가격상승률이 평균보다 높은 품목과 햄버거, 커피, 생수, 스마트폰, 운동화, 청바지 등 국내 가격이 외국보다 높은 품목에 대해선 9월부터 유통구조 개선에 착수한다.
올해 공공기관 채용을 1만5천300명으로, 고졸 채용을 2천500명으로 각각 늘린다. 또 마이스터고, 특성화고를 졸업한 취업자가 입대 후 복직했을 때 고용을 유지한 중소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추진한다. 군 기술병 모집 때 학력별로 차등화한 배점기준을 조정하고, 군 특성화고 제도도 취업과 연계되도록 개선한다.
실업급여 연령제한을 완화해 65세가 넘더라도 그 이전에 고용된 자는 받을 수 있도록 고용보험법 개정을 추진한다.
주택연금 가입연령을 배우자 나이에 관계없이 주택소유자만 60세 이상이면 가입하도록 하고, 가입자에 대한 등록면허세 면제와 재산세 감면 혜택을 연장한다.
월세 등 임대료의 소득공제율(현행 40%)을 높이고, 임대주택법상 임차인의 불가피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때 부담을 나누도록 표준임대차계약서를 개정한다.
자산형성 장기펀드 소득공제의 자영업자 수혜 범위로 종합소득금액 3천500만원 이하인 고객이 10년 이상 적립하고 주식편입비율이 40% 이상인 펀드로 구체화한다.
폐자원 재활용을 활성화하고자 폐기물거래소 설립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