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수원서 성폭행에 실패한 30대 남자가 술에 취해 흉기를 마구 휘두르며 난동을 부려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21일 0시55분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과 정자동 일대에서 술에 취한 강모(38)씨가 흉기를 휘둘러 고모(65)씨가 사망하고 유모(39·여)씨 등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파장동의 한 술집에 들어가 업주인 유씨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갖고 있던 흉기로 유씨의 목 부위를 수차례 찔렀다. 강씨는 약 1시간 전 주변 가게에서 길이 23㎝의 흉기를 사서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업소로 들어오는 손님 임모(42)씨에게도 칼을 휘둘러 복부 부위에 상처를 입히고 그대로 달아났다.
술집에서 500여m 떨어진 정자동 주택가쪽으로 도주한 강씨는 막다른 골목길에 들어서자 대문이 열려 있던 한 단독주택으로 들어가 거실에 있던 고씨의 복부와 가슴 등을 수차례 흉기로 찔렀으며, 비명소리를 듣고 거실로 나온 고씨의 아들(34)과 부인 이모(60)씨의 팔 부위도 찔렀다.
고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으며, 나머지 피해자들은 아주대병원과 성빈센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부상 정도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 집에서 도망쳐 나온 강씨는 다시 100여m를 도망치다 새벽 1시10분께 피해자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곧바로 붙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공사장에서 일용직 노동을 하던 강씨는 흉기 난동을 부리기 전날인 20일 폭우가 내려 일거리가 없자 아침부터 혼자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에 앞서 술집에 들어가기 전 인근 슈퍼마켓에서 길이 23cm의 과도를 산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경찰에 연행된 직후 이날 오전 5시까지 "범행후 은신처를 찾던 중에 마침 문이 열려 있는 집이 있어 들어갔다. 이번에 들어가면 다시는 빛을 볼 수 없을 것 같다. 지금은 술을 많이 마셔 정신이 없으니 한숨 자고 일어나서 모든 걸 다 이야기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오후 2시께부터 경찰 조사에 응했다.
2005년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7년 동안 복역한 뒤 지난달 9일 만기출소한 강씨는 같은달 13일부터 출소자들의 사회복귀를 돕기 위해 6개월까지 숙식을 제공하는 수원시 장안구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옛 갱생보호소)에서 지내왔다.
성폭행 2건 등 전과 11범인 강씨에 대해 전자발찌 착용이나 신상공개 등의 조처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