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은 23일 범야권 원로 인사들의 대선출마 압박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재승 변호사,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등 학계와 종교계, 시민사회 등을 망라한 범야권 원로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안 원장의 최종 결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지금으로선 안 원장이 국민의 의견을 충실히 듣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안 원장이 이달 들어 소모임 참석이나 비공개 강연 등을 통해 `조용히' 소통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 받아들이겠다는 정도의 의미로 풀이된다.
범야권 원로 등으로 구성된 `희망2013 승리 2012 원탁회의'는 23일 국회에서 모임을 가진 뒤 낸 성명에서 "우리는 안 원장에게 공식 출마선언을 서두르라고 다그칠 생각은 없다"며 "다만 이제는 그가 돌아설 수 있는 시점이 지났으며 설혹 야권 단일후보가 안 되더라도 `안철수 현상'의 역동성을 최대한으로 살려 민주세력의 공동승리에 확실한 공헌을 할 책임이 그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식 선언 이전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더욱 구체화하고 동행집단에 대한 검증과 피드백을 활발히 수용하며, 다른 진보개혁세력과의 협력방안에 대해 그 또한 착실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낙청 교수는 이에 대해 "안 원장이 이제 와서 `나는 도저히 자신 없으니 물러서겠다'고 하는 것은 민주당 후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며 "자기가 단일후보가 되든 민주당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든 일단 나와서 판을 키우라는 것과 돕는 것이 맞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안 원장 측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야권 원로들의 의견을 사전에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백낙청 교수는 안 원장에 대해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아주 소통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고, 안 원장과 가까운 다른 인사도 "간접적으로 계속 해왔던 얘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