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통상 불황에는 경기 흐름과 반대로 확장정책을, 호황에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정책을 써야 하지만, 1972년 이후 우리나라 재정·통화정책의 기조가 적절했던 시기는 전체의 22.5%에 불과하고 77.5%는 엇박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인실 서강대 교수, 박승준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이 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한국재정학회 추계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재정·통화·국가채무관리 정책과 재정건전성' 논문에 따르면, 1972~2011년 40번의 관측 횟수 중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기조가 경기상황에 모두 적절(경기역행적)했던 시기는 9번에 그쳤다.
재정·통화정책이 동시에 적절했던 비율이 호황기(27회)에는 18.5%(5회), 불황기(13회)에는 31%(4회)여서 경기호황기에 상대적으로 엇박자가 더 많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재정정책 기조 판단에 사용한 재정충격지수(FI)는 값이 `0'이면 경기중립적, 양(+)이면 팽창재정, 음(-)이면 긴축재정을 의미하고, 통화정책 기조는 테일러 준칙(Taylor-type rule)의 값이 `0'보다 크면 긴축, 작으면 팽창을 뜻한다.
또 경기에 대응하는 방향성이 적절해도 대응 강도가 너무 심하면 재정건전성이 훼손되는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에는 강한 확대재정 기조로 국가채무가 급증했다.
이들은 "재정정책, 통화정책, 국가채무관리정책, 경기여건이 잘 조합되지 않으면 재정건전성 훼손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가채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장기간 지속하면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져 재정건전성 악화가 심해진다"면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공조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