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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안에 노후아파트 200만가구 돌파

[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재건축 대상 느는데 부동산 침체로 비용 충당 어려워
새로운 재정비사업 모델 '뉴타운 3.0' 필요

10년 뒤 재정비를 필요로 하는 노후 아파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새로운 뉴타운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은 지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는 2022년께 200만가구를 돌파할 전망이다.

노후 아파트 숫자는 2010년 기준 12만3천가구에 불과했지만 1990년대 초반 지은 대규모 신도시 아파트가 쏟아져 나오는 2020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1980~1994년 지어진 아파트가 269만가구, 1995~2004년 준공한 아파트가 365만2천가구에 각각 이른다.

이에 따라 재정비 대상인 아파트 수가 급증할 예정이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집주인들이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문제다.

지금까지는 주택을 재건축하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라 개발이익으로 재건축 비용을 충당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갈수록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어 앞으로는 개발이익을 기대하고 재건축 등을 추진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과거와 달리 고밀도 아파트가 많아져 재정비 이후의 가격 상승 여력이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조사결과 2012년 현재 서울 시내 재정비 사업지구의 가구당 평균 추가부담금은 1억3천만~2억원으로 은퇴 생활자의 8~10년치 최소 생활자금에 육박한다.

추가부담금은 공사기간(평균 3년)에 내도록 돼 있어 소득이 적은 고령 가구의 재정비 사업 반대로 아파트 노후화가 더 심각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건산연 김현아 연구위원은 낡은 단독주택을 중대형 위주의 고급 아파트로 교체한 '뉴타운 1.0', 커뮤니티 보존과 세입자 보호 등을 보완한 '뉴타운 2.0', 시대를 넘어 대규모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뉴타운 3.0'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앞으로 노후 아파트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비용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경기 쇠퇴기를 맞아 지불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가구들이 어떻게 추가비용을 부담케 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타운 3.0 모델의 골자는 아파트 소유자들이 재정비 후 보유 면적을 축소하고 남는 지분을 팔거나 임대주택으로 공급해 공사비를 내는 '지분총량제'의 도입이다.

김 연구위원은 또 추가부담금에 대한 대출금을 장기 분납 형태로 갚을 수 있게 허용하고, 기존 집주인이 소유권을 주택연금 등에 매각해 재정비 후 임대로 거주할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