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주요 국가의 새로운 무역 장벽과 특허분쟁 등으로 우리나라 수출 기업이 불과 반년 새 5조원 이상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 최성근 선임연구원이 내놓은 '최근 통상 환경 악화와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무역제한조치의 증가와 국제 특허 분쟁의 여파로 최근 반년 간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직·간접 피해액이 45억8000만달러(약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138억 달러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최근 7개월(2011년10월~2012년5월) 동안 각국의 무역제한조치로 인한 수출 감소액이 30억달러에 달하고, 올해 1~8월 특허 소송 비용이 약 15억8000만달러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자유무역협정(FTA) 확산에도 각국의 자국 산업보호가 이전보다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 장벽은 사라졌지만, 각국이 반덤핑과 같은 수입규제 등 비관세 장벽을 높인 탓에 수출 실적이 나빠지고 있다.
올해 한국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는 10월까지 18건(누적 122건)으로 역대 최대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 등 일부 업종의 '특허전쟁'도 수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기업의 국제 특허분쟁 건수는 2009년 154건 이후 2010년 186건, 2011년 278건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8월까지 120건이 발생했다.
최 연구원은 "수출 회복이 지연될수록 기업 수익성 악화, 고용·투자 위축, 국내 성장률 하락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무역 분쟁 시나리오별 방안을 마련하고 기업도 관계기관과 정보를 공유해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