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지난해 4분기 상장사 10곳 중 6곳꼴로 '어닝 쇼크'를 얻어맞는 최악의 실적 부진을 보인 가운데, 그 여파가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 98곳에 대한 영업이익 전망치는 1월 초에 27조7000억원이었으나 2월 초에는 26조7791억원으로 3% 이상 감소했고, 현재는 26조4012억원으로 2월 초보다도 1% 이상 떨어져 연초 대비로 5%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 많은 어닝쇼크를 경험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춰잡은 탓이다.
경기소비재(19곳), 통신서비스(4곳), 에너지(5곳), 의료(2곳), 소재(12곳), 산업재(30곳)는 모두 영업이익 전망치가 연초보다 하향 조정됐다.
특히 소재는 연초보다 전망치가 20% 하락했고, 에너지와 산업재도 각각 14%, 11% 줄어드는 등 수출 업종에 대한 기대가 많이 낮아졌다.
이같은 전망치 하향 조정은 미국과 중국에서 경기가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유럽 침체와 엔화 약세가 계속되고 있는 점이 감안된 것이다.
김중원 NH농협증권 연구원은 "G2(주요 2개국)의 경기 회복이 한국 기업 실적개선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1분기는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을 확인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원화 강세로 원료를 수입하는 유틸리티(2곳)와 필수소비재(9곳)는 전망치가 연초 이후 40.7%, 3.3%씩 올랐다. 음식료 업종은 국제 곡물 가격의 안정에 힘입어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IT(15곳)에 대한 추정치는 큰 변화가 없었다. IT에서 반도체 분야는 D램 가격 상승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되다 보니 전망치 상향 여부가 주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4분기 실적이 1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을 높인 상황"이라며 "이익 상향 종목의 숫자가 적어 이들의 차별적인 강세가 펼쳐지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러한 모습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