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한미 양국이 현재 원자력협정의 만기를 2년 연장하는 한편 이 기간에 추가로 집중적인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양국은 지난주 미국에서 진행된 6차 본협상에서 이같이 합의했으며 24일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 내용에는 우선 현행 협정의 만기를 2014년 3월에서 2년 더 연기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개정 협상의 쟁점인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와 '저농축 우라늄 자체 생산 권한'에 대해 한미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이번에 협정시한 종료 2년 연장 방안을 수용한 것은 앞으로 재처리와 농축 문제에 대해 제대로 협상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23일 "한번 협정을 개정하면 10∼30년은 유지된다"면서 "타결 시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제대로 협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북핵 및 이란 핵 문제로 미국 내 핵비확산 여론이 이전보다 더 강경해 협상 여건이 좋지 못한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또 연장된 2년 동안 개정 협상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연장 기간 동안 3개월마다 한번씩 주요 쟁점 사항을 재논의하기 위해 수석대표 본협상을 개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협상은 오는 6월 열릴 예정이다.
미국의 의회 절차를 감안할 때 2016년 3월 만기의 협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2015년 5월 전후로는 협상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한미 양국의 추가 협상에서 우리측 관심사항인 재처리·농축 문제를 관철하기 여전히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미국은 원자력 문제를 동맹이 아닌 핵비확산 차원에서 다루고 있으며 미국 조야의 핵 비확산정책에 대한 지지는 견고한 상황이다.
재처리와 농축 문제에 대한 미국 입장은 개정 협상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바뀌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정부의 이번 발표에는 그동안의 협상에서 진전됐던 부분이 일부 포함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최근 "협상에서 수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절차 등의 면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공동 연구중인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과 관련해서는 그동안의 협상에서 일부 진전이 있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협상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쟁점 사항을 뒤로 미루는 차원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