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24일 엔리코 레타(46) 민주당 부당수를 새 총리로 지명하고 정부 구성을 위임했다.
오는 5월 1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주 재선된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지난 2월 총선 이후 계속되고 있는 이탈리아의 정국 혼란을 수습할 새 총리를 서둘러 지명했다.
민주당과 국민당, 그리고 마리오 몬티 현 총리가 이끄는 중도연합은 지난 주말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재선된 후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지명하는 총리를 지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 최대 의석을 얻은 중도좌파 민주당에서 총리 지명자가 나옴에 따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자유국민당과 대연정 정부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월 24∼25일 실시된 총선에서 상하원 모두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정당이 나오지 않아 단독정부가 구성되지 못해 대연정 구성 방안을 포함, 다양한 방식의 연정 구성 협상이 진행됐으나 모두 무산됐다. 그러나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재선되고 피에르 베르사니 민주당 당수가 총리직 포기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대연정 가능성이 되살아났다.
레타 총리 지명자는 나폴리타노 대통령,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협의해 각료를 지명한 후 이번 주말 의회에 새 내각에 대한 신임투표를 요청할 예정이다.
새 정부는 장기간의 정국 혼란과 경제 난국을 해결할 과제를 안고 있으며, 정국 혼란을 유발하는 선거법을 개정해 정국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레타 총리 지명자는 정부 구성을 위임받은 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레타 지명자는 이탈리아는 어렵고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일자리 확충, 빈곤 타파, 중소기업의 어려움 해결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 정책이 긴축으로 과도하게 기울어 있다고 지적해 경기 부양 정책을 펼 것임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민주당 내 온건파인 레타 지명자가 총리로 지명된 것과 관련, 정부 구성을 원만하게 마무리하고 대연정 정부를 출범시키면 총선 이후 2개월간 계속된 이탈리아 정국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며 환영을 표하고 있다.
레타 내각은 우선 몬티 총리 정부가 추진해오던 개혁 정책을 이어받아 이탈리아가 재정, 경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