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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車-통신업계 '커넥티드카' 통신기술 논쟁 치열

자동차

유럽에서 커넥티드카를 뒷받침할 기술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특정 대역 혹은 주파수를 사용해 차량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와이파이(WiFi·무선 데이터 전송) 기술을 선호하는 반면 이동통신 업계는 모바일 기기가 정보를 주고받는 와이파이 통신기술을 활용할 것을 주장한다.

차량 간(V2V) 와이파이 시스템은 관련 네트워크 장비가 설치되는 즉시 가동될 수 있을 만큼 기술이 확보된 상태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동통신 업계가 제의한 공용 와이파이 시스템은 제5세대(5G) 이동통신망이 구축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5G 네트워크의 구축은 2020년 이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르노와 도요타, 현대, 폴크스바겐 등 몇몇 자동차 회사들은 물론 부품 업체들, 프랑스와 스웨덴,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V2V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폴크스바겐은 2019년부터 V2V 시스템을 자사의 일부 모델에 장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트럭 제조사들도 대열을 이뤄 주행하는 트럭들이 동시에 감속 페달을 밟는 것과 같은, 부분적인 자율주행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V2V 진영에 기울고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 업계는 V2V 시스템은 근거리 통신용인 반면에 공용 와이파이 기술은 장거리 통신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용 시스템이 앞차가 갑자기 정지하는 것을 즉각 포착할 수 있는 이점이 있겠지만 공용 시스템은 이보다 더 멀리 떨어진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도 탐지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공용 시스템을 지지하는 세력들은 비록 개발이 더디지만 훨씬 값싸고 효율적으로 커넥티드카의 시대를 열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애널리시스 메이슨의 톰 레벡 애널리스트는 공용 와이파이 기술이 채택되면 신호등을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해 전반적인 교통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호소력이 있는 이동통신 업계의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도로 관리 네트워크와 신호등에 장거리 통신용 칩을 장착하면 차량들이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기존의 카메라나 센서들로는 볼 수 없는 도로 여건도 미리 살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의 이익 단체인 GSMA는 공용 와이파이 기술이 커넥티드카의 기반 시스템으로 채택된다면 4G 시대에서 5G 시대로 더 빨리 이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V2V 진영이 더욱 첨단적인 기술의 개발을 "심각히 저해"하는 것은 물론 낡은 기술에 얽매이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