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2' 유시민이 종로 5가에 있는 한국기독교회관에 대한 따뜻한 기억을 전했다.
15일 밤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2'(이하 '알쓸신잡2') 8회는 서울 종로·중구 편으로 유시민은 "이념이든 이데올로기든 도덕법이라고 하든 그것은 있어야 공동체가 일체감을 가지고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라며 "그곳이 종묘였다"고 말했다.
유시민은 "사람들은 못 느끼겠지만 나한테는 되게 중요한 종묘같은 공간들이 있다"며 제작진과 함께 그곳으로 향했다.
유시민은 "암호까지는 아니지만 줄여서 '5가'그러면, 5가에서 보자 그러면 그곳에서 만났다"고 힌트를 줬다.
또 "1980년대에 여기가 어마어마한 핫플레이스였다"며 유시민이 찾아간 곳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였다.
1987년 남영동 509호 조사실에서 서울대생 박종철 열사가 물 고문, 전기 고문 등 경찰의 가혹 행위에 의해 사망한 사건으로 인해 시작된 1987년 6월 항쟁.
대정부 시위를 벌이던 박종철 열사의 충격적인 죽음으로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경찰과 군의 무자비한 진압에 명동성당을 비롯한 각종 종교단체로 몰려들었다.
당시 종교단체들은 시민들의 피난처가 됐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가 있던 한국기독교회관도 그 중 하나였다.
유시민은 "(기독교회관)로비에서는 집회도 하고 막 그랬다"며 "구속자 어머니들도 여기 와서 많이 계시고.."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시민은 당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를 만나러 왔지만 사무실이 잠겨 있어 아무도 만날 수 없어 로비 카페로 내려가 "여기서 혹시 아는 사람을 만날지도 모른다"며 앉았다.
유시민은 "그때는 여기 기독교회관은 매일 매일 전쟁터였다"며 "예컨대 그때 김문수 씨가 보안사에 잡혀갔을 때 고문당하고 그럴 때 맨날 여기 와서 시위 계획도 세우고 유인물도 만들고 다 했다"고 전했다.
또 "경찰이 바로 여기 문 앞까지 왔다. 근데 들어오지는 못한다"며 "K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님이 나가셔서 '여기서 소리 지르고 안할테니까 너희들도 가라'고 잘 얘기해주셨다"고 했다.
유시민은 또 "귀가 신변 안전 보장을 받았다 그러면 지하철 타는데까지 데려다주셨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고맙다"고 기억했다.
유시민은 "한번 얼굴 찌푸리는 일 없이 다 받아 주시고 밥때 되면 밥 먹었냐고 챙겨주시고 안 먹었다고 하면 밥 사주시고..."라며 "그때 일을 생각하면 이 집에 들어오면 벌써 마음이 막 따뜻해진다"며 슬펐지만 찬란했던 그 순간을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