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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규덕 별세, 국민을 환희에 젖게 해준 프로레슬러

[재경일보=이동윤 기자] 2일 한국의 1세대 프로레슬러이자 '당수촙의 대가'로 이름을 날린 천규덕씨가 별세했다. 향년 88세.

유족으로는 큰아들인 탤런트 천호진씨와 둘째 천수진씨가 있다.

빈소는 나은병원장례식장 특2분향실이며, 발인은 4일 오전 5시 30분, 장지는 서울 국립현충원이다.

1960년 프로레슬링에 입문한 천씨는 남들보다 늦은 시작이었지만 태권도 유단자였던 덕에 프로레슬링 기술을 빠르게 습득했다.

1963년 정식으로 프로레슬링에 데뷔했고 그해 4월 그는 레슬링과 당수를 접목한 자신만의 기술로 상대를 모두 제압하며 한국 프로레슬링 주니어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고 이후 프로레슬링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천규덕

천규덕이 레슬링에 입문한 계기는 지난 2012년 방영된 KBS 1TV '한국현대사증언 TV자서전'에서 나온다.

어느 날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천규덕은 남포동 한 전파상 앞에서 자신의 운명을 바꿀 TV 중계방송을 보게 된다. 바로 '가라데 촙(당수)'으로 미국 선수들을 제압하며 프로레슬링 세계 챔피언이 된 역도산의 경기였다.

그는 "그때 레슬링을 처음 봤어요. 일본 아나운서가 해설하는데 2차 세계대전 승전국인 미국과의 경기에서 역도산이 미국을 이기면 패전국인 일본 국민은 엄청난 환희를 느낀다고, 더불어 침체한 일본의 분위기도 다시 활기를 되찾는다고 말했어요.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우리 국민도 그런 환희에 젖게 해주고 싶었어요"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