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리니지2M'이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를 위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이란 일정 금액을 투입해도 무작위적·우연적 확률에 따라 아이템이 지급되는 형태를 가리킨다.
확률형 아이템은 우연성을 기반으로 하는 탓에 등장 초기부터 사행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 강령'은 게임업체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리니지2M의 사행성 논란의 이유는 최상위 등급인 '신화 무기'에 필요한 '신화 제작 레시피' 확보 방법이다.
신화 무기를 만들려면 세 종류의 레시피(1단계)로 고대의 역사서(2단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1단계의 확률만 공개하고 2단계 확률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엔씨는 신화 무기를 만들 때 마지막 단계에 필요한 '고대의 역사서'는 캡슐형 유료 아이템이 아니라 다른 아이템을 모아서 제작하는 아이템이므로 확률 공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 게임 아이템, 중개사이트 통해 현금화 가능
게임 아이템은 공식적으로는 현금화할 수 없지만,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통해 실질적으로 현금화할 수 있다.
확률형 아이템을 사면 이론적으로 몇만원을 써서 수백만∼수천만원짜리 아이템을 뽑는 게 가능하다. 도박적 요소가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이 지나칠 경우 사행성이 될 수 있고 이용자들 알 권리가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에 모든 종류의 확률을 공개하자고 약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리니지2M 이용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리니지2M은 몬스터를 잡고 캐릭터를 키우는 게임 본연의 재미보다 확률형 아이템을 뽑는 순간의 쾌감이 더 큰 게임"이라며 "리니지2M의 재미는 슬롯머신의 레버를 내리는 심리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리니지2M 이용자들에 따르면 신화 무기를 만들려면 현재 적어도 1억원, 많게는 2억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국회 입법규제 가능성은?
게임업계는 확률형아이템의 사행성 논란을 자율 규제 도입 및 강화로 대응해왔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는 어느 회사의 어떤 게임이 자율규제를 어겼는지 홈페이지에 공표한다. 다른 불이익은 없다.
전문가들은 게임업계의 자율규제가 실효성이 없으므로 적절한 수준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확률형 아이템의 개념을 법에 명시하고 확률 공개 의무를 법제화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의원 발의 형태로 추진 중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에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 및 확률 정보 등을 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