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거래 절벽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집값 상승세에 대한 피로감과 대출규제에 이어 오는 6월 세제 강화까지 예고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는 이날까지 1천97건 이뤄진 것으로 신고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6월 1만6천603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6·17대책과 7·10대책 등의 영향으로 7월 1만644건에서 9월 3천697건으로 급감했다. 이후 10월 4천376건, 12월 7천514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지난달 5천567건으로 다시 거래량이 줄었고 이달에도 거래가 크게 감소하며 '거래 절벽' 현상을 두드러졌다.
거래 신고 기간(30일)이 더 남아 있어 1월과 2월 거래량은 다소 늘어나겠지만, 1월은 6천건 안팎, 2월은 3천건 내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주택 거래량이 크게 늘면 가격도 오르고, 반대의 경우 가격이 조정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서울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매물도 최근 조금씩 쌓이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매매)은 4만1천81건으로, 열흘 전(3만9천721건)과 비교해 8.6% 늘었다.
서울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도 같은 기간 매물이 1만779건에서 1만1천249건으로 4.4% 증가했다.
▲ 금관구 등 매수세 꾸준…광명시흥신도시 영향에 '촉각'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이른바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지역에도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금천구 시흥동 벽산아파트 인근 C 공인 대표는 "작년 초 4억원에서 하반기 5억원까지 올랐던 84㎡ 타입이 이달 6억원 턱밑에서 거래됐다"며 "서울에 6억원 아래 아파트가 씨가 말라가는데 지금이라도 사야 한다는 분위기와 집값이 너무 오른 것 아니냐면서 망설이는 분위기가 혼재한다"고 전했다.
구로구 개봉동 D 공인 대표는 "현대아이파크 84㎡의 경우 작년 말 9억3천만원까지 오른 뒤 올해 들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작년 초 6억5천만∼7억원에 거래되던 것이 1년 만에 2억∼3억원이나 올라 매수세가 쉽게 붙지 않지만, 그렇다고 집주인들이 집값을 내리는 분위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