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집값과 전셋값 상승 폭이 줄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등 변화가 감지됐지만 이것이 2·4대책의 효과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4 공급대책 발표 후 서울 아파트값은 주간 기준으로 상승 폭이 소폭이지만 둔화했다.
대책 발표 직전인 2월 1주(1일 기준) 0.10%에서 대책 발표 후인 2월 2주(8일 기준) 0.09%로 소폭 떨어진 데 이어 3주(15일 기준)와 4주(22일 기준)는 각각 0.08%로 상승률이 내려갔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작년 11월 1∼4주 0.02%에서 12월 1∼4주 0.03%∼0.06%, 올해 1월 0.06%∼0.09%로 계속 상승 곡선을 그렸는데, 2·4대책 직전인 2월 1주 0.10%로 정점을 찍은 뒤 2월 2주 0.09%에서 2월 3∼4주 0.08%로 대책 발표 이후 상승세가 꺾였다.
부동산원 조사에서 지난주(2월22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9.8로, 전주(110.6)보다 0.8포인트 내려갔다.
작년 11월 마지막 주 100.2로 100을 넘긴 뒤 이달 둘째 주까지 한주도 쉬지 않고 10주 연속 올랐던 이 지수는 대책 발표 직후인 2월 2주에 111.9로 작년 7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으나 2월 3주 110.6으로 떨어진 뒤 2월 4주에는 109.8로 더 내려가 2주 연속 하락했다.
전셋값 역시 2·4 대책 이후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대책 발표 직전인 2월 1주에 0.11% 올랐는데, 대책 발표 후인 2월 2주부터 4주까지 0.10%→0.08%→0.07%로 3주 연속 상승 폭을 낮추고 있다.
집값 등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택 거래량 역시 감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계약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1천458건으로 작년 같은 달(8천301건)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달인 1월(5천683건)과 비교해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신고 기한이 30일인 만큼 거래량은 더 늘어나겠지만, 지난달 거래량은 3천건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아파트뿐 아니라 지난달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도 2천230건으로 전달(5천728건)이나 작년 같은 달(4천956건)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정부는 2·4대책에서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정비사업의 대상지로 선정되는 지역에서 대책 발표일 이후 토지·주택 거래가 이뤄지면 해당 매입자에게 입주권을 주지 않고 부동산을 현금청산하겠다고 했다.
아직 사업 대상지도 정해지지 않아 사업이 어느 지역에서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금청산 위험을 안고 빌라 등의 구매에 나서는 매수자가 크게 줄어 '거래 절벽' 상황에 처했다는 말이 부동산 업계에서 나온다.
획기적인 수준의 물량 공급을 위해 공공직접 시행 재건축·재개발, 역세권·준공업지역 도심공공복합주택사업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한 2·4 대책은 아직 본궤도에 올랐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지난주 광명·시흥 7만가구 신도시 계획 발표에 이어 다음 달에도 2차 신도시 택지 입지가 발표되는 등 후속 조치가 뒤따를 예정이어서 이들 대책의 성패는 좀 더 지켜봐야 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