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및 양도소득세 강화를 앞두고 지난달 서울 강남구에서 아파트 증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강남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들이 매도와 증여 사이에서 증여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간 아파트 거래 현황(신고일자 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의 아파트 증여는 812건으로, 전달(129건)과 비교해 6.3배나 급증했다.
이 같은 증여 규모는 부동산원이 조사를 시작 이후 2018년 6월(832건)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치다.
강남구의 아파트 증여는 2018년 6월 최다를 기록한 이후 2년 8개월 동안 47∼420건 사이에서 오르내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6월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와 양도소득세 인상을 앞두고 버티기냐 매도냐 증여냐 세 갈림길에 섰던 강남의 다주택자 다수가 증여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최근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자 부유층이 자녀에게 서둘러 집을 마련해주려 강남 아파트 증여에 나선 경우가 있고, 고령의 다주택자 가운데는 종부세 등 세 부담을 피하려 절세형 증여에 나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의 경우 6월부터 3주택자 이상(조정대상지역은 2주택자 이상)의 종부세가 기존 0.6∼3.2%에서 1.2∼6.0%로 상향 조정된다.
양도소득세도 현재 기본세율 6∼45%에서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자는 여기에 10%포인트, 3주택자 이상자는 20%포인트를 가산하며, 6월부터는 이 중과세율이 각각 20∼30%포인트로 상향된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의 양도세 최고세율이 65∼75%로 높아져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강남구의 증여 증가 영향으로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증여도 2천19건으로, 전달(933건)보다 2.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강남구의 아파트 증여가 서울 전체 증여의 40.2%를 차지했다.
강남구 다음으로는 강동구가 307건으로 전달 대비 34.6% 증가했고 노원구 139건, 강서구 121건 등의 순이었다.
전국의 아파트 증여는 1만281건으로 2월(6천541건)과 비교해 57.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