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세계 원자력 사업 분야의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대형 원전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지난 2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원전 분야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원전 사업이 다시 활성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에서 미 웨스팅하우스와 대형 원전(모델명 'AP1000')의 글로벌 사업 공동 참여를 위한 전략적 협약(Strategic Cooperation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과 데이비드 더함(David Durham) 웨스팅하우스 에너지 시스템 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웨스팅하우스는 1886년에 설립된 세계적인 원자력 회사로, 전 세계 절반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에 원자로와 엔지니어링 등을 제공하는 글로벌 최고 기업이다.
대형 원전 AP1000 모델은 개량형 가압경수로 노형으로, 미국과 유럽 및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라이선스를 받은 '3세대+' 원자로 기술이다.
원전 건설의 단가를 높이는 부품, 파이프, 케이블의 개수를 줄여 경제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피동형 안전시스템을 적용해 안전성을 대폭 향상했고 모듈 방식을 적용해 기존 건설방식 대비 건설 기간도 단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협약으로 웨스팅하우스와 차세대 대형 원전 사업에서 상호 독점적으로 협력하고, EPC(설계·조달·시공) 분야의 우선 참여 협상권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향후 친환경·무탄소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윤 사장은 "세계적 원전기업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미국형 원전 건설 역량을 제고하고 글로벌 대형원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한미 최고 원전기업 간의 시너지로 원자력 에너지 사업의 발전과 확장을 전방위로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함 사장은 "원자력 분야에서 글로벌 EPC 선두주자인 현대건설과의 협업을 계기로 양사가 함께 세계 원전산업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대건설과의 협업이 탄소 중립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업계에는 새 정부의 탈원전 폐기와 최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전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원전 산업과 기술을 선도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원전 시공 능력과 기술력을 갖춘 만큼 앞으로 한국과 미국의 '원전 동맹'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047040] 등은 원전 시공에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들 기업과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 해체 및 사용 후 핵연료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