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 발전하는 만큼 지방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지역이 다 같은 수준의 발전을 이룩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수많은 기업이 몰려 있는 수도권은 필연적으로 고성장을 이루었고, 지방은 발전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다.
그렇다면 대기업이 짐 싸 들고 지방으로 내려오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일까.
반드시 그렇게만 보기도 어렵다. 대기업의 본사 이전은 많은 비효율성의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시설이나 복지의 장벽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통해 지역 성장을 도모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흔히 사람들은 대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내만을 놓고 본다면 대기업의 수는 한계가 있으며 전체 기업에서 중소기업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2019년 기준 중소기업 비중 통계자료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의 지난 2021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9%가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의 종사자 수는 1,744만 명으로 전체 기업 종사자의 82.7%, 연 매출액은 2,732조 538억 원으로 전체 기업 매출액의 48.7%를 차지하고 있다.
비록 반대로 생각하면 0.1%에 점유율에 불과한 대기업에서 전체 기업 매출액의 51.3%가 나온다는 말이니 그 규모의 차이는 분명 크다.
그러나 이미 커질 만큼 커진 대기업이 다시 또 몇 배의 성장을 보인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중소기업을 키워 토착 지방을 성장시킨다는 계획이 예전부터 줄곧 거론됐던 것이다.
최근에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더욱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
중기부는 16일 지역 주력산업 개편 및 육성 방향을 발표하면서 지역 발전 정책이 진정으로 효과를 거두려면 지역 중소기업 중심의 지원 성장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중기부가 마련한 지역 정책의 주요 골자는 비수도권 14개 시·도의 기존 주력산업 48개를 주축 산업 41개로 축소하고, 미래 신산업 19개의 항목을 신설하는 산업 분야의 개편이다.
이를 통해 예전 주력사업 중 뒤처진 산업은 제외하고, 도심항공교통(UAM), 이차전지 생산 등 고부가가치의 미래 신산업을 육성하여 지방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중기부는 지역의 산업과 경제 활성화를 선도하는 기업을 발굴하여 지역 대표기업으로 육성하고, 기존의 단독기업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군(컨소시엄) 단위의 지원 방식을 신규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군은 공통의 목적을 위한 협회나 조합을 말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기업군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대규모 사업에 여러 개의 업체가 한 회사의 형태로 참여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각 지방의 여러 중소기업들을 모아 하나의 큰 기업군을 구성하면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또 이러한 정부 차원의 지원 이외에도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협력하며 지방 발전을 돕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19년 GS건설은 중소 건설사들과 기술 협력을 맺고 신기술을 개발하면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GS건설은 이후 LT삼보, 동아지질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해외 사업 확장과 중소기업 성장의 기회를 모색했다.
그리고 2020년 4월 싱가포르 지하철 3개 노선을 통합한 세계 최초, 최대 규모 빌딩형 차량기지 프로젝트인 ‘싱가폴 T301’, 지하 고속도로 공사인 ‘NSC101’을 연속으로 수주하는 데 성공하면서 협력업체와 성공적으로 해외에 동반진출한 사례가 되었다.
총 1조 7,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규모의 수주였던 만큼 이듬해인 2021년 대·중소기업 동행 대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하면서 지역 중소기업을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아울러 지난달 16일에는 10개 중소기업 협력사와 ‘안전체계 구축 지원 협약’을 맺으면서 중소기업의 사업 확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사업 확장에 따른 부담이 크게 작용하는 중소기업을 대기업이 지원하면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 지방 중소기업의 성장과 아울러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