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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韓 경제 2.1% 성장 전망…수출·설비투자 등 완만한 회복세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가 설비투자 반등 등에 따라 2.1% 성장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연구원은 6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 동향과 2024년 전망 세미나'에서 경제 성장률이 올해 1.3%에서 내년 2.1%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박춘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그동안 부진했던 세계 교역이 회복되는 데 힘입어 수출과 관련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성장하겠지만, 세계 수요 회복 등 성장 핵심 동력에 대한 불확실성과 고금리로 인한 하방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민간 소비 증가율은 올해 2.1%에서 내년 2.0%로 둔화할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인한 펜트업 효과가 감소하고,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가계의 실질 소비여력 제약이 지속되면서 소비 증가는 내년 상반기까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주택시장 및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민간소비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최근 수주, 허가, 착공 등 주요 선행지표 악화에 따라 올해 2.5%에서 내년 -1.6%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 추이 및 증가율
[한국금융연구원 제공]

반면 설비투자는 올해 -1.4% 역성장에서 내년 3.4%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설비투자는 고금리, 고환율 지속과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회복, 반도체 수요 증가 등 투자 여건이 개선되는 영향이다.

AI 서버 증설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반등하면서 내년 설비투자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총수출 증가율은 반도체를 비롯한 전반적인 세계 교역 개선에 따라 올해 1.3%에서 내년 2.6%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총수입 증가율은 올해 2.5%에서 내년 2.4%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 투자 개선에 따라 재화 수입이 확대되겠으나 기저효과가 작용한 탓이다.

경상수지전망
[한국금융연구원 제공]

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 폭이 올해 281억달러에서 내년 373억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6%에서 내년 2.4%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내년 소비자물가는 경기회복세 미약, 고금리 부담에 따른 수요위축 등 영향으로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겠으나 지정학적 위험 지속,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등으로 물가 목표를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고채 3년물 연평균 금리는 올해 3.6%, 내년 3.5%로 예상했다.

한미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면서 당분간 3년물 금리 수준이 높게 유지되겠으나, 내년 상반기 말을 전후로 금리 인하 개시가 가시화하면 국내 시장금리도 점차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은 올해 전망치인 1,311원보다 낮은 1,297원으로 전망된다.

연구원은 "내년에는 기존의 미 달러 강세 요인들이 완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점진적 하락 추이를 나타낼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 예상에서 벗어날 때마다 환율 변동성 확대가 반복될 가능성에 대비해 신중한 환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실장은 "내년 정책 방향은 경기부양보다 안정을 목표로, 시장 기능을 통한 부채 감축과 구조조정 등 건전성 확보를 우선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은 현재의 긴축 방향을 유지해 다양한 경제 주체의 자체적인 부채조정·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하고, 재정정책은 현재의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해야겠지만 경기 둔화 시 어려워질 수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수출
[연합뉴스 제공]

내년 주식시장은 올해 하반기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기업 업황 회복 확인·통화기조 불확실성 완화 시점을 전후로 완만하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금리는 한미 정책금리 인하 가시화에 따라 올해보다는 하락할 것으로 보이고, 크레딧 시장의 등급 간 스프레드 격차 해소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금융권 익스포저는 긴축기조 강화와 건설경기 둔화로 증가세가 정체됐으나,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높은 리스크에 노출됐다.

연구원에 따르면 부동산 PF 리스크에 대한 자본대응력 지표인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 비중은 저축은행, 캐피탈, 증권 순이었으며 특히 저축은행이 타업권보다 높았다.

연구원은 "현재 정부 정책에 힘입어 연착륙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다"라며 "고금리, 부동산 시장 정체 장기화 시 리스크 수준에서 열위에 있는 저축은행과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 중심으로 부실이 현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