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지인 특혜·억대 외유' 건설근로자공제회, 노동부 감사서 비위 무더기 적발

이겨례 기자
'지인 특혜·억대 외유' 건설근로자공제회, 노동부 감사서 비위 무더기 적발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지인 특혜 위촉과 억대 외유성 교육비 집행 등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된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를 단행했다. 감사 결과 공제회는 허위 용역 계약을 통해 720만 원을 부정 지급하고, 전임 이사장의 개인 교육을 위해 1억 2,900만 원의 공적 예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노동부는 부당하게 집행된 예산을 전액 환수하고 관련 업무 처리자에 대한 엄중한 신분상 처분을 지시했다.

고용노동부 감사관실은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대한 정기 및 수시 감사 결과보고서를 통해 기관 운영 전반에서 심각한 부적정 사례를 확인하고 기관 전체의 책임을 묻는 '기관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번 감사는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김상인 전 공제회 이사장의 재임 기간 중 발생한 지인 특혜 의혹과 방만한 예산 집행 실태를 규명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노동부는 본부장 운영 부적정 등 사안의 중대성과 조직적 개입 정황을 고려하여 공제회라는 기관 자체에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전 이사장은 취임 이후 자신의 사적 지인을 사내위원회 자리에 앉히고 사내 교육 강사로 초빙하는 등 공적 직무에 사적인 인연을 개입시킨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공제회는 해당 지인과 홍보용역 업무 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제 용역이 제공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720만 원의 원고료를 지급하는 대담한 비위를 저질렀다. 이는 공적 자금을 집행하는 공공기관의 기본적인 회계 질서와 계약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로 평가받는다.

예산 집행 과정에서도 기관장의 개인적 편익을 위해 공적 자산이 대규모로 오용된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공제회는 김 전 이사장의 최고경영자과정 수강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총 1억 2,900만 원의 교육훈련예산을 집행하며 조직에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안겼다. 해당 교육 과정은 정규 수업 외에 입학 워크숍과 제주도 연수, 해외 연수 등이 포함되었으며 골프와 관광 위주의 외유성 프로그램이 다수 섞여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인사 행정과 계약 업무 역시 투명성을 상실한 채 기관장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운영된 사례가 다수 적발되었다. 김 전 이사장은 특정 업체와 행사 물품 및 명절 선물세트 등을 계약하도록 지시하여 공공 조달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계약 기간이 보장된 자산운용본부장을 보직에서 제외한 뒤 해당 기간을 연차와 체력단련 휴가로 대체하게 하는 등 전문계약직 제도를 파행적으로 운영했다.

조직 내부의 인사 관리 시스템도 무너져 전보와 승진 등 핵심 인사 업무가 불투명하게 처리되었으며 직원들의 정당한 권리인 보상휴가조차 부여되지 않았다. 노동부는 감사 과정에서 확인된 부적정 업무 처리자들에 대해 파면, 해임 등 강력한 신분상 조치를 요구하며 공직 기강 확립을 주문했다. 공공기관의 효율성과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정부 기조에 맞춰 부당하게 집행된 모든 예산에 대해서는 철저한 환수 조치가 뒤따를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공공기관 내부에 뿌리 깊게 박힌 도덕적 해이와 지인 챙기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인된 비위 사실은 공적 자금의 투명한 집행이라는 원칙을 저버린 행위이므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단하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공제회가 건설근로자의 복지 증진이라는 본연의 설립 목적을 잊고 기관장의 사유물처럼 운영되었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김 전 이사장이 지난해 9월 임기를 단 두 달 남겨두고 돌연 사임한 배경을 두고 감사 결과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 사임'이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실제 김 전 이사장의 사임 이후 진행된 감사에서 지인 특혜와 예산 부정 집행 등 제기된 의혹의 상당 부분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이러한 비판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공제회 측은 일부 행정적 미숙함은 인정하면서도 조직 운영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점을 항변하고 있다.

노동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대한 지도 및 감독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특히 인사 업무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외부 검증 절차를 강화하고 예산 집행의 사전 및 사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공적 자금의 누수를 차단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건설근로자의 소중한 퇴직공제금을 관리하는 공제회가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고강도 쇄신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과 비윤리적 행태는 결국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성실한 납세자와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결과로 이어진다. 노동부는 이번 기관경고 조치에 그치지 않고 향후 공제회의 제도 개선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조직 정상화를 견인할 예정이다.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기관 운영만이 공공기관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이번 감사 결과는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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