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스라엘 공습에 국제유가 3% 이상 급등

국제유가가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재개한 데 이어 이란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정세 불안이 원유시장에 즉각 반영됐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3.20달러(3.39%) 오른 96.24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2.87달러(3.17%) 상승한 93.41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직전 거래일인 금요일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완화 기대감으로 나타났던 하락분을 모두 되돌린 수준이다.

▲ 이란 폭발음에 휴전 기대감 약화

시장 불안을 키운 것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뿐만이 아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타브리즈, 이스파한 등 주요 도시에서 폭발음이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중동 전역에서 진행 중인 휴전 협상이 다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졌다.

▲ 트럼프 "협상 영향 없다" 자신감 유지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은 여전히 진행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가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최종 결정은 내가 내린다"고 강조했다.

또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추가 공격을 자제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추가 공습과 이란의 보복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미국의 낙관론보다 현장의 군사적 긴장 상황에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

▲ 레바논 휴전이 핵심 변수

현재 이란은 미국과의 평화 협상 조건으로 레바논 휴전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로켓 및 드론 공격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레바논에 진입했다.

이후 양국은 지난 6월 초 미국 중재 아래 휴전에 합의했지만 충돌은 완전히 멈추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4월에도 휴전 합의가 있었지만 산발적인 군사 행동은 계속 이어져 왔다.

이번 공습 역시 휴전 체제가 얼마나 취약한 상태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유가
유가[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유가 최대 변수

에너지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호르무즈 해협 문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란은 지난 4월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압박에 대응해 해협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에 맞서 이란 항만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망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세 자릿수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OPEC 증산 결정도 영향 제한적

공급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는 일요일 추가 증산에 합의했다.

이번 증산은 최근 4개월 동안 네 번째 생산 확대 결정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실제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로 일부 회원국들의 수출이 어려워진 데다 러시아 역시 주요 에너지 인프라 공격으로 생산 능력이 저하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 공급 확대보다 지정학 리스크가 시장 지배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스타드에너지(Rystad Energy)의 지정학 분석 책임자 호르헤 레온은 "현재 시장 환경에서 이번 증산 결정이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는 원유시장이 수급 논리보다 지정학적 위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상 OPEC 의 증산은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현재는 중동 갈등이 공급 증가 효과를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유가 향방, 중동 정세에 달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제유가 흐름이 산유국 생산량보다 중동 군사 충돌 상황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이란 간 직접 충돌 여부, 레바논 휴전 유지 가능성,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협상 진전 등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재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타결 가능성과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군사적 긴장 사이에서 방향성을 찾고 있다.

향후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일 경우 유가 상승세가 진정될 수 있지만, 반대로 충돌이 확대될 경우 배럴당 100달러 돌파 가능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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