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 재량지출 15%와 의무지출 10%를 삭감하는 고강도 지출구조조정에 전격 착수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전체 사업 수의 10%를 폐지하고 재정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이는 현 정부가 예산 편성 전 과정을 오롯이 주관하는 첫 예산안으로서 국가 재정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서울 마포구 SVC서울에서 열린 지출구조조정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될 강력한 재정 개혁 방안을 공식화했다. 박 장관은 2027년 예산안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을 온전히 반영하는 첫 번째 무대임을 강조하며 모든 재정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재량지출 15%와 의무지출 10% 절감을 달성하고 실적이 저조하거나 관성적으로 유지되어 온 사업 10%를 과감히 정리할 계획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국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분하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올해가 아니면 할 수 없다"며 기획예산처가 선봉에 서서 기존 예산을 줄이는 어려운 작업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선심성 예산이나 불필요한 행정 비용을 철저히 배제하여 시장 질서와 법치에 부합하는 재정 운용 원칙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경직된 운용 방식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정환 한양대 교수는 내국세에 연동된 현재의 교부금 산정 방식이 학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행사성 지출 등으로 낭비되는 사례가 많다고 비판했다. 교육 현장의 실제 수요를 반영한 제도 개편을 통해 예산 낭비 요인을 제거하고 재정 지출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고용 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구직급여의 반복 수급 문제와 수급액 역전 현상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도 제기됐다.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구직급여 수령액이 실제 근로소득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노동 시장의 왜곡을 초래하고 근로 의욕을 저하시킨다고 진단했다. 반복 수급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실질적인 재취업 지원에 초점을 맞춘 기능적 전환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고령화 사회의 핵심 복지 안전망인 기초연금 역시 수급자 간 소득 격차를 고려한 정밀한 타겟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는 기초연금 수급 범위의 적정성을 재검토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의 효율화를 제안했다. 보편적 복지보다는 선별적 집중을 통해 복지 재정의 투입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국가 재정의 장기적 안정성을 돕는 길이라는 평가다.
유사하거나 중복된 지원 사업의 통합과 성과가 미흡한 사업의 정비는 이번 구조조정의 핵심 실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기획예산처는 이번 토론회가 재정 당국이 직접 주관한 첫 번째 공론화의 장이며 국민의 목소리를 예산 편성 과정에 적극 반영하기 위한 소통 행보라고 설명했다. 약 100여 명의 전문가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생중계된 이번 행사는 재정 개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간의 급격한 지출 축소가 공공 서비스의 질적 저하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특히 법적 근거가 있는 의무지출의 삭감은 수혜 대상자들의 반발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세밀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재정 효율화라는 대의명분 아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 훼손되지 않도록 정교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수렴된 전문가들의 의견과 국민적 요구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지출구조조정 실행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재정 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실질적인 예산 절감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의 설득력 있는 논리 마련이 필수적이다. 국가 재정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한 이번 시도가 민간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초석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