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삼성이 안된다면 다른 그룹이라도 인수해 주길”
지난 20일 쌍용자동차 협력사 모임인 ‘협동회’ 최병훈 사무총장(네오텍 대표)은 한국재경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계속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삼성러브콜'에 대해 "삼성이 아니면 다른 그룹이라도 쌍용차를 인수해서 하루 빨리 경영 안정화가 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최 사무총장은 "그래야 협력사들도 도산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는 지난 12일 쌍용차 협력업체인 대구 대신산업(개인사업체)이 최종부도 처리 이후 "당장 특단의 지원 없이는 6~7개 업체가 곧 부도에 처할 수 있다"며 "최소한의 자금이라도 마련해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밝힌 후 발언이다.
실제로 최 사무총장은 "협력사들이 2월말이나 3월초에 연쇄 부도나기 일보 직전 상황에 놓여있다"며 "며칠 전에도 산업은행에 찾아가서 쌍용차를 지원해줘야 협력업체들이 살아날 수 있다고 호소했지만, 별 소용없었다"고 허탈한 심정을 전했다.
현재 쌍용차 회생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쌍용차의 회생 계획안을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최 사무총장은 "산업은행의 이러한 입장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기업회생계획안이 준비되는데도 4~5개월이 걸리는데, 어려운 협력업체들이 부도가 난 다음에 지원이 이뤄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말했다.
또 그는 "문제는 타이밍"이라며 "협력업체들이 부도나면, 쌍용차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더라도 (협력업체로부터)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자생할 수 없다"고 전하며 "그렇게 되면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 최 사무총장은 "쌍용차가 담보여력이 있으니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려 어음 만기가 도래하는 업체를 도와줬으면 한다"며 "1천억원 정도면 급한 위기는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한편, 쌍용차는 3월 안으로 경영정상화 계획을 마련해 조사위원 등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회계법인으로 지정된 조사위원은 자체 실사 및 쌍용차가 제출한 경영정상화 계획을 토대로 존속 혹은 청산 등의 기업 가치를 평가해 법원에 제출하게 된다.
이미 쌍용차는 지난 18일 기존의 '3개 부문 4본부 37개 담당 및 실'에서 임원 단위 조직을 25% 축소한 '3개 부문 3개 본부 27개 담당 및 실'로 간소화하며 기업 회생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또 임원진 모두 보수 삭감 및 복지 규모 축소를 통해 비용절감에 동참하기로 했다.
또한 쌍용차는 다음달에 서울 사무소를 평택 본사에 통합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뉴 로디우스'의 생산설비 매각을 추진 중에 있어 이를 위해 중국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연 쌍용차가 회생에 성공하고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지는 스스로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책임 있고 능력 있는 새로운 주인을 제 때 찾는 것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