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앞의 글에 이어서... 계속 되는 글입니다.^^
살짝 정리하고 갑니다.
마른 것과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비만이란.. 습(濕)한 것입니다.
습은...
첫째, 햇볕이 없을 때(陽墟),
둘째, 바람이 없을 때(氣虛),
셋째, 더운 데 뚜껑을 닫아놓았을 때(濕熱) 생기는 것이라 했지요.
첫째, 둘째는... 몸이 허(虛-부족함)할 때 생기는 것이고,
셋째는... 몸이 실(實-과도함)할 때 생기는 것입니다.
허해서 생긴 비만과... 실해서 생긴 비만은... 살빼기 작전이 사뭇 달라집니다.
습기를 날려주려면 바람이 필요합니다.
양허형, 기허형 비만에는... 따듯한 바람이...
습열형 비만에는... 시원한 바람이 필요합니다.
이 절묘한 차이를 알아야... 자기 몸에 맞게 제대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습니다.
양허형과 기허형은... 허약해서 생기는 비만입니다.
오잉.. 뚱뚱한데 무슨 허약한 거냐구요...?
이런... 비만한 사람들이.. 어디 다 잘 먹고, 많이 먹고, 게을러서 비만해지던가요?
비만한 사람들한테 그런 소리하면 맞아죽어요. 그분들 얼마나 억울한데요... 나름 열심히 사는데도... 살찐단 말이에요. 그 설움을 알어? 아냐구욧!
그저 잘 못 살아서 살이 찐 것으로 치부해버리면 안돼요.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요... 일반적으로 팔다리를 움직이는 활동으로 쓰는 에너지는 30% 정도 밖에는 안돼요.
나머지는 몸 속에서 쓰는 거라구요. 심장 뛰고, 머리 쓰고, 피 만들고, 호르몬 만들고, 내장 움직이고....
양허형, 기허형 비만은... 기운이 없으니까.. 몸 속 운동, 몸 속 기능이 떨어져서...
즉, 에너지 씀씀이가 적어서 살이 찌는 거에요.
그런데... 이럴 때... 그저 굶듯이... 안먹으면서 살을 빼면 제대로 되겠습니까?
물론 굶으면 살은 빠집니다. 그러나 기허, 양허는 더욱 심화되고, 몸 속 운동은 더 떨어지고, 결국 살이 더 찌기 쉬운 몸으로 악화되는 겁니다.
또... 기운도 없는데... 운동만 열나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운동하고 나서... 완전 녹초가 되면... 그 운동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되는 겁니다. 운동하면서 젖산을 비롯한 피로물질이 생겨나는데.. 그것을 처리할 힘이 없으면.. 그게 독이 되는 거에요.
기운을 살려주려면 우선 비장(소화기)의 기능을 살려야 합니다.
비장은 섭취한 음식물이.. 몸 속에서 진정한 땔감이 되도록.. 땔감을 만들어주는 공장입니다.
(음식물을 소화, 흡수시켜주는 기능계통을 한의학에서는 비장(脾贓)이라고 합니다. 서양의학의 spleen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비장은... 한의학에서는 태음(太陰)의 속성을 가진 장부로서... 항시 축축해지기 쉽습니다.
비장의 습기를 걷어내고 비장을 활력있게 만들어주는 것이야 말로 허증형 비만에 빠진 사람들에게 중요한 치료원리가 됩니다.
비장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들은 팔다리는 가늘고, 배만 볼록 나오는 ET형 체형이 됩니다...^^
양허형, 기허형 비만은... 잘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잉.. 다이어트를 하는데.. 잘 먹어야 한다굽쇼...? 그렇습니다. 잘 먹어야 합니다.
물론 잘 먹는 것과... 막 먹는 것은 다릅니다.
잘 먹는 것은... 잘 챙겨먹는 것, 그리고 잘 가려먹는 것을 뜻합니다.
기허형, 양허형 비만인 사람이... 다이어트 한답시고... 밥 조금 먹고... 김치 몇 쪼가리로 끝내면 몸이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신진대사에 필요한 만큼 땔감을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탄수화물 땔감 뿐 아니라 단백질 땔감도 필요합니다. 고기도 먹어야 합니다. 다만 기름기는 싹 뜯어내고, 걷어내고, 푹 삶아서... 살코기만... 소화되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서 먹어야 합니다.
주식 외에도... 음식을 만들 때.. 몸의 양기를 북돋아줄 수 있도록 양념을 잘 곁들여야 합니다.
고추, 생강, 마늘, 양파, 파, 부추 같은 음식은 몸을 따듯하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입니다.
기운을 보강해주는 한약재로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황기와 백출(삽주뿌리)입니다. 차처럼 달여마시면 좋습니다.
땔감을 만드는 장기가 비장이라면, 그 땔감을 온 몸이 사용할 수 있도록 퍼뜨려주는 장기가 심장과 폐장입니다.
이 두 장기의 힘을 키워야 합니다. 심폐기능을 살려주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바로 운동이죠.
운동은 기를 돌려주고, 활기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기가 허약한 상태에서는... 절대 녹초가 되도록 힘겹게 운동하면 안되고...우선 기운을 살려주는 것이 순서입니다. 가벼운 운동부터 차근차근 해줘야 합니다.
뜀박질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힘쓰면서 드는 것은 아직은 금물입니다.
기가 살아날 때까지는 그저 가볍게, 빠르게 걷는 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지치는 것이 없어지고, 컨디션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차츰의 운동의 강도, 빈도, 시간을 늘려가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