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그 자체로는 위중하지 않지만, 몹시 신경이 쓰이는 질환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빈번한 재발을 일으키는 '곤지름'은 그 자체로는 중대질환이 아니지만, 환자에게는 큰 두려움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성접촉으로 인한 성병이 아닌 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A씨(32세)는 가려움증 때문에 방문한 동네 산부인과에서 곰팡이균으로 인한 질염 외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돌아왔다. 그런데 계속되는 가려움 때문에 거울로 확인해 보니, 커다란 닭벼슬 같은 것이 돋아 있어 생식기 사마귀인 곤지름인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동네병원에서 약을 먹으면 낫기는 하겠지만 '재발이 빈번할 것'이라며 불치병처럼 얘기를 들었던 것. 마음이 상한 A씨가 다른 부위로 퍼지는 것은 아닌지, 어떤 치료방법이 있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아도 답답하기만 했다.
노원 에비뉴여성의원 조병구 원장은 "곤지름이라 불리는 생식기 사마귀 콘딜로마는 병 자체가 위중해서라기 보다는 흔하지 않은 질병인데다 겉으로 보이는 병변과 치료 후 빈번한 재발 때문에 환자가 대체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곤지름은 '인유두종 바이러스'로 인해 생식기나 항문 주위에 사마귀처럼 나타나는 피부 질병으로, 방치하면 더 커지거나 더 넓게 번지고, 억지로 떼어내면 출혈을 유발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곤지름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질식 분만을 할 경우 태아의 후두나 기관지에 전염될 수 있으므로, 외성기 또는 항문 주변에서 발견이 되면 질과 자궁경부, 항문 속까지 없는지 세심하고도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곤지름이 성접촉에 의해 생기는 질병이긴 하지만, 인유두종 바이러스 자체는 매우 흔해서 성생활을 시작한 여성 중 80%가 일생 중 한번 이상 걸릴 수 있다.
곤지름의 치료에는 전기 소작술, 레이저 치료, 고주파 치료, 약물치료 등 국소적 치료방법이 주로 이용되며, 면적이 넓거나 수가 많을 때는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또한 치료 후 눈에 보이는 병변이 없어진 후에도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치료기간 및 치료 후에도 일정기간 추적 검사를 통해 완치를 위한 노력을 하고, 함께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성병에 대해서도 반드시 철저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곤지름 제거 치료는 피부 표면에만 있던 바이러스를 면역계에 노출시켜 면역력이 빨리 생기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므로, 빨리 치료할수록 빠른 완치에 유리하다.
요약하면 곤지름은 피부병의 일종이고 면역력이 생기기 전인 3~6개월 정도는 재발할 수 있으나, 결국 완치되는 질환이라는 점을 이해하면 마음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조병구 원장은 끝으로 "가다실과 같은 자궁경부암 백신을 미리 접종하면 자궁경부암은 물론 생식기 사마귀를 예방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며, 생식기 사마귀가 생긴 적이 있다면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도 반드시 받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