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모기지가 주택 가격을 잠식하는 '언더워터(underwater)' 현상이 다가오는 봄 시즌의 근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주택시장은 정부의 세제혜택과 낮은 모기지 금리, 낮아진 가격으로 구매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시장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모기지로 빌린 돈 만큼의 가치도 되지 않는 깡통주택이 증가하면서 기존 주택소유주들의 '갈아타기(Trade-up)'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져 업계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제 역할을 다 하자면, 갈아타기 고객을 잡아야 한다"면서 "사실 트레이드-업 고객은 시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이번 봄 시즌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잔디는 현재 1500만 가구가 언더워터 상태로 5가구당 1가구 꼴로 대출 받은 금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치의 집에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위축되던 2009년에 기존 집을 팔고 새집으로 이사하는 바이어는 전체 시장의 53%를 차지했다. 최근 평균 60%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
이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기존의 비싼 주택은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집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게 돼 주택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의회가 이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기존주택 소유주들에게도 최대 6,500달러의 세제혜택을 허용했지만, 이미 갖고 있는 집의 가격하락을 보전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해 발이 묶인 잠재 고객이 많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비교적 고가 주택이 거래되는 뉴욕,보스턴,하와이,샌프란시스코는 세제혜택 조건에 해당되지 않아 시장 회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세제혜택을 받기위해서는 구매자의 연소득이 12만5000달러(부부합산 22만5000달러) 이하여야 하는데 이들 지역에는 정부의 도움이 제한적인 효력을 발휘할 뿐이다.
미국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정부의 "세제혜택은 과대광고로 희망을 주고는, 실제 구입하려고 보면 실망을 안겨주는 상품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