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5일(현지시각) 칠레 수도 산티아고를 방문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약속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3시께 대통령궁인 라 모네다(La Moneda)에 도착해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을 비롯한 칠레 정부 각료들과 1시간여 동안 회의를 갖고 강진 피해복구 대책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반 총장은 회의가 끝난 뒤 바첼레트 대통령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칠레 정부는 질병 예방과 이재민에 대한 임시거처 마련에 우선적인 관심을 나타냈다”면서 “유엔은 1천만달러를 긴급지원해 필요한 물자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또, “칠레 방문길에 지진 피해상황을 보고받고 경악했다”며 “콘셉시온을 방문해 피해상황을 파악한 후 국제사회와 구체적인 지원계획을 협의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반 총장은 “한국이 200만달러를 긴급지원했다는 얘기를 들었으며, 유엔을 대표해 감사의 뜻을 전한다”면서 “한국은 아이티 지진 때도 수천만달러를 지원하고 평화유지군을 신속하게 파견해 유엔과 국제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이티와 칠레 강진 등 자연재해는 사전에 막을 수는 없으나, 내진설계 의무화 등 준비를 철저히 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며 “이를 위해 유엔은 자연재해 예방 대책 기구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현재 칠레 정부는 지난 27일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과 뒤이은 쓰나미와 여진 등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수를 집계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칠레 당국은 공식 사망자수가 802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이 수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히 칠레 정부의 사망자수 집계는 국가비상본부와 해군이 강진 이후의 쓰나미 위험성을 제때 알리지 못해 연안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한 이후부터 혼란스러워졌다.
한편 반 총장은 6일에는 칠레 제2 도시인 남부 콘셉시온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