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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기후변화 경쟁력 ‘바닥수준’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의 경쟁력이 36점으로 바닥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과 에너지관리공단은 지난해 말 1738개 에너지다소비업체를 대상으로 ‘산업계 기후변화 경쟁력지수(KCCI)’를 조사, 국내기업들의 기후변화 경쟁력이 100점 만점에 평균 36.3점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기후변화경쟁력지수는 기후위험·기후성과·시장기회·정책협력 등 총 4개 부문, 15개 문항을 조사해 문항별 점수를 가중평균하여 구한다. 문항별 점수는 목표치(측정결과의 상위 95% 수준)에 얼마나 근접하는지를 0에서 100까지 점수로 환산한 값이다.

부문별로, 기후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는 ‘시장기회’ 점수는 19.3점,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협력을 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정책협력’ 점수는 25.2점, 기후위험을 줄이기 위한 실제적인 투자를 나타내는 ‘기후성과’ 점수는 27.4점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상의 관계자는 “국내기업들이 기후변화로 창출되는 신규시장인 CDM(청정개발체제), 탄소펀드 투자에 소극적임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탄소정보 공개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은 정책협력 점수를 낮춘 원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능력을 나타내는 ‘기후위험’ 점수는 72.6점으로 다른 부문보다 월등히 높게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기업들이 지난해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후경영방침을 시행하거나 수립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79.0%를 차지하고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한 사업장 비율이 68.9%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금속 39.5점, 제지목재 36.7점, 식품 35.9점, 화공 35.4점 등으로 다소 점수가 높았다. 업종별 우수기업은 ▲삼성전기(금속) ▲고려제지(제지목제) ▲CJ 제일제당(식품) ▲아모레퍼시픽(화공) ▲코오롱(섬유) ▲삼성코닝정밀유리(요업) ▲한국동서발전(발전) 등이 선정됐다.

지속가능경영원 관계자는 “매출액 규모가 클수록 점수가 높게 나왔다”면서 “중소기업의 기후변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온실가스 저감실적을 향상시키고, 시장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민·관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기술적 경제적 부담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게 대기업이 기술·자금을 투자·지원하고, 온실가스 감축으로 발생된 탄소배출권으로 투자비를 회수하게 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후변화 경쟁력 지수가 에너지 사용량 신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되어 정확성이 높고, 우리 기업실정에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이 지수가 기업의 녹색경영 평가와 탄소정보 공개방식의 기본 틀로 활용될 수 있다고 산업계는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