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한글과컴퓨터, 코스닥 상장폐지 실질검사 대상

코스닥시장본부는 한글과컴퓨터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한컴 주식 매매거래를 12일부터 정지시켰다.

상장폐지 실질심사는 코스닥 한계기업 퇴출을 위해 실시되고 있는 제도로 심사 대상이 되는 게 곧 최종 퇴출을 뜻하지는 않지만 한때 닷컴기업의 대표 주자였던 한글과컴퓨터가 상장폐지 실질검사 대상이 되면서 시장과 많은 소액주주들에게 미치는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글과컴퓨터에 상장폐지 우려가 제기된 직접적인 원인은 현 대표이사의 횡령 혐의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 현 대표이사는 지난해 7월 인수 직후부터 한컴 현금성 자산을 셀론으로 빼돌리는 등 횡령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횡령 배임혐의 금액이 횡령 35억원, 배임 350억원으로, 총 385억원(자기자본 대비 39%)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 결과에 따라 회사의 피해 사실이 확정될 경우 법적 조치를 통해 해당 금액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글과 컴퓨터는 전세계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장악하고 있는 오피스 시장에서 토종기업으로 힘겹게 자리를 지켜왔다. 한때 200~4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하였으나 지난해에는 144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호전되는 가운데 일어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업계 관계자들에게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현재 오피스 시장에서 토종기업이 버티고 있는 곳은 한국,중국,독일 뿐이다.

IT 버블 붕괴가 있었던지도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요사이 한글과컴퓨터를 비롯 몇몇 업체에서 또다시 최대주주의 모럴해저드가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는 사태가 발생하자 이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한편 한글컴퓨터 김영익 대표는 개인소명자료를 통해 "이번 검찰 수사 및 기소와 관련해 한컴이 어떤 손해를 입은 바가 전혀 없으며, 또한 개인적으로 이익을 얻은 것도 전혀 없다"며 검찰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