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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비상이 걸렸다.
ECFA는 중국과 대만 간에 상품무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없애고 서비스부역 개방, 투자보장, 지적재산권 보호 협정을 포함한 광범위한 분야의 무역협정이다.
사실상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것과 다름없다. 중국이라는 커다란 시장에서 대만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우리나라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지난 2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LCD 패널 공장 유치에 도전장을 제출했다. 중국 정부는 당초 4월 말 LCD 패널 공장 승인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계속 연기했고 한국 업체들은 승인을 대비해 관련 팀을 꾸려놓고 두 달째 하는 수 없이 대기만 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중국정부의 LCD 패널 공장 승인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비오이, 일본 샤프, 대만 AUO 등도 앞 다퉈 중국 정부에 투자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상황이 급박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중장기적인 공급과잉 국면을 우려해 외자기업 중 두 곳만 선별해 허용해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로써 ECFA 체결에 따라 중국 정부가 두 곳 중 한 자리를 대만 업체에 주고 한국 업체를 한 곳만 선택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더 힘이 붙게 됐다.
중국 LCD 공장 승인에 대해 일각에서는 오는 가을까지 연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과 대만 간 관계를 손 놓고 멀리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우리 정부는 국내 산업계 보호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명확한 이유 없이 승인 발표를 미루는 중국 정부에 압박을 가해야 할 것이다.
글ㅣ증권금융부 박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