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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우리금융 어윤대 회장, 정말 생각 없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30일 22차 위원회를 개최해 ‘우리금융지주 매각방안 및 매각주관사 선전기준안’을 보고 받고이를 심의, 의결했다. 우리금융 민영화는 이명박 정부 출범초기부터 움직임이 있었으나 차일피일 미뤄지다 이제야 방안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지주와 2개의 지방은행을 분리해서 매각한다는 방안만 내놓았을 뿐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법은 없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지분매각과 합병 등의 방식은 인수자들에게 떠넘기기로 했기 때문에 민영화는 다시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매각가 7조원대에 이르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나설 수 있는 지주사는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로 압축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KB금융지주는 낙하산 인사로 세간의 비난이 계속되자 어윤대 회장이 직접 나서 당분간 KB금융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며 우리금융인수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보였다.

반면,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합병 등을 통한 은행덩치 키우기를 기회가 날 때마다 거론하는 등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당장은 하나금융지주가 M&A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현 정부의 사정을 잘아는 어윤대 회장이 이번 민영화에서 정말 발을 뺀 것인지는 의문이다. 청와대에서 어윤대 회장을 KB금융 회장 자리에 앉힌 것은 정부와 잘 소통할 수 있는 메가뱅크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어윤대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비난여론이 일기전까지 재차 메가뱅크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번 민영화 방안에서 형식적인 의지만 보인 것은 어윤대 회장에게 시간을 벌어주기위한 속셈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가시화되면서 과연 어윤대 회장이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는 약속을 지킬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