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가운데 최근 증시는 2분기 어닝시즌의 양호한 기업실적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분기 대비로 분석한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0.2%, 10.7% 감소한 것으로 나났으나, 8월 3일 까지 2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된 270개 기업을 기준으로 금융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8.6%, 순이익은 3.3% 증가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금융제외한 양호한 2분기 실적 3분기로 이어질듯
현재 주요 500대 대표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27조5000억원으로 분기별 사상 최대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영업이익 컨센서스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았으나 실적발표를 앞두고 소폭 상향 조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이어 또다시 분기별 사상 최대실적이 기대되는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계속해서 상향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이익모멘텀은 여전히 양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컨센서스 기준 2010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3.7% 증가할 전망이고 2010년 하반기 영업이익 또한 상반기 대비 6.0%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기저효과 소멸로 하반기 전년대비 이익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둔화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이익레벨과 30% 이상의 높은 이익증가율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2분기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금융업종의 실적이 악화되었지만, 대부분의 섹터가 성장을 보인 만큼 과도하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며 "지금까지 발표된 2분기 실적은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컨센서스와 비교해도 현재까지 발표된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 3.6%로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전분기대비와 마찬가지로 금융업종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5.7%, 순이익은 2.5% 컨센서스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실제로 에너지, IT, 경기민감재 등 대부분의 업종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0년 6월 말 잠정실적을 발표한 148개 기업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에너지 섹터는 정제마진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51.3% 상회하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필수소비재 섹터는 순이익으로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했으나 이는 CJ제일제당이 삼성생명 지분매각 등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필수소비재 섹터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보다는 소폭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IT, 자동차 등 경기민감재들이 컨센서스를 상회한 이유에 대해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반기 수출실적을 보면 물량자체가 견조했고, 환율효과와 원자재가격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실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반기 IT,산업재섹터가 지수 견인한다
올해 2분기 실적발표를 살펴보면 추정치에 상당히 근접하게 발표되고 있음을 알수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컨센서스로는 3분기 이후의 기업이익이 2분기와 유사한 수준에서 머물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하반기의 지수상승은 밸류에이션이 상승을 동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IT섹터는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 산업재섹터는 이익모멘텀이 지수를 견인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IT섹터의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5% 증가한 15조7000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업종지수의 조정은 향후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컨센서스의 급격한 하향조정이 없다면 추가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산업재 섹터는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기준 전년대비 46.8% 증가할 전망으로 상대적인 이익모멘텀이 부각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IT섹터 등 기존 주도주섹터 대비 주가상승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추가상승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며 "하반기 우려는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태로 높은 수준의 견조한 이익이 주가하락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업종인 반도체 업종을 보면 최근 가격지표하락에 따른 업황둔화 우려로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 주가수준은 높아진 이익레벨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향후 예상수준의 이익이 현실화 된다면 주가는 다시 상승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IT, 자동차 등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이 지수를 이끌겠으나 당분간 소비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의 투자가 많고 임금인상등 수혜가 있는 중국관련 소비업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철강, 화학 업종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주간업종 수익률을 살펴보면 기존 주도주였던 IT,자동차 업종이 각각 -3.7%, -2.3% 하락한 반면 철강업종은 5.4% 상승하며 중국의 견조한 성장을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