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미국경기 회복세 둔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하락하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94포인트(1.29%) 떨어진 1758.19로 마감했다.
개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진 반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로 하락세가 이어지는 국면이다. 7월 중순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연고점을 돌파했던 증시는 최근 매도세로 돌아서 코스피 하락폭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 한국 증시에만 두드러져
코스피에 나타나는 외국인 순매수 둔화 현상에 대해 박중섭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아시아 증시 중 한국증시에서 비교적 강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집중 매도 현상으로 나타났다"며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둔화는 전 업종에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기 보다 전기전자 업종의 집중적인 매도 현상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KRX업종 분류 가운데 15개 업종이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전기전자 업종을 포함한 5개업종만 순매도를 기록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외국인 매매동향에서 나타나는 다른 특징은 아시아 증시에서 유독 한국 증시에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7월 한국과 비슷한 규모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던 인도와 대만에서는 7월 전체 순매수 규모 대비 8월 순매수 규모가 각각 14%, 42%를 기록해 12%를 기록한 한국 증시에 비해 외국인의 순매수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업종교체가 외국인 순매수 둔화 원인
박 선임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의 둔화가 전기전자 업종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기술주의 비중이 32%가 넘는 대만증시에서 7월 외국인 순매수의 42%에 해당하는 금액이 8월 초반에 유입되었다는 점은 아시아 증시와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외국인 시각이 크게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박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대만이나 인도와 달랐던 점은 통화의 절상률이 이들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는 점이며 이러한 차이가 외국인 순매수 패턴의 변화를 야기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전기전자 업종은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으로 향후 추가적인 환율 변동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기업실적의 하락변동성도 높다는 것으로 판단한 외국인들이 원화강세에 영향이 적은 보험, 철강금속, 유통, 전기가스업종에 대한 매수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코스피 하락세 장기화 되지 않을 것
전기전자 업종은 금통위 연내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들의 매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한 외국인 수급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는 오늘 새벽에 발표된 미국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긴축정책으로 가지 않는 양적 완화 정책으로 방향을 제시해 지수의 하락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중국 경기 선행지수의 호조세 전망에 힘입어 장기간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하면 외국인 수급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화학, 운수장비, 보험, 철강금속, 유통, 전기가스 등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은 유효해 외국인들이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이기 때문에 펀더멘털 변화시 매물 충격이 커질 수 있는 프로그램 순매수 종목은 피하고 외국인 순매수 업종에서도 프로그램 규모가 작은 종목들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