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금호 지배주주 일가, 회사기회 유용해 이익 챙겨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주주 일가가 회사의 기회를 유용,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2006년 5월까지 지분 100%를 보유했던 금호개발상사의 지분 매각을 완료했다. 지난 2008년 11월 박삼구 회장을 비롯한 일가가 금호렌터카(現 금호알에이시)에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지난달 24일 故 박성용 명예회장의 아들 박재영씨가 보유한 지분을 금호피앤비화학에 판 것이다.

이에 대해, 6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관계자는 "계열사와 밀접한 사업연관성이 있는 회사에 출자해 계열사의 몰아주기 거래로 성장시킨 후, 지분을 계열사에 높은 가격으로 떠넘겨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호개발상사의 관계사 매출 비중은 85% 이상이며, 2005년부터 2007년의 배당성향은 평균 90%에 달했다. 이에, 투자한 첫 해인 2005년 배당금으로 지배주주 일가는 투자금액 모두를 회수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금호석유화학의 화학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이 박재영씨로 부터 금호개발상사 지분을 고개 매입한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박 씨를 제외한 일가가 2008년 11월 지분을 매각한 금액은 주당 6만6140원으로 총 149억여원이다. 하지만 박 씨는 주식 7만5000주(6.25%)를 주당 8만2150원, 총 62억원에 매각했다.

CGCG 관계자는 "금호개발상사는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2009년에는 금호산업 지분 등으로 161억원의 지분법손실이 발생, 당기순손실 50억원을 기록하고 주당순자산도 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며 "그럼에도 2008년에 비해 주당 1만6010원이나 비싸게 거래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그룹 입장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다른 분들(회장 일가)의 매각 의도는 모르겠지만 박 씨(박재영)는 경영에 관심이 없어 지분을 정리한 것 뿐이다"고 했다.

금호피앤비화학 관계자는 "상장기업은 아니지만 고가매입 의도는 없었다. 일회성 손실이 있었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좋아진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안다"며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인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인지 확인이 어렵다. 착복한 것도 아니니 지켜봐야 할 듯 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CGCG 관계자는 "지분법손익 등 복합적 요소로 보면 기업가치는 높아지지 않았다"며 "회사로부터 개인에게 현금이 나갔으니 경영 정상화는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일가가 애초에 (금호개발상사) 지분을 가진 것부터 문제였다"며 "기업의 이사와 일가 등 특수관계인은 회사충성의무가 있어, 다른 회사를 차려 이익을 추구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매각 시점도 그렇다. 이들은 그룹의 위기와는 상관없이 받을 것을 다 받고 있다"며 "당시 금호타이어의 재무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지배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금호개발상사는 꾸준히 이익이 나고 배당이 지급됐으며, 일가는 계열사에게 지분을 처분해 이익을 실현했다. 이는 책임있는 지배주주의 모습이 아니다"고 일침을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