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공개한 국내 최초의 양산형 고속전기차 '블루온'(BlueOn)은 '소리없는 강자'라고 하기에 충분했다.
14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회사의 남양연구소에서 블루온을 직접 만나봤다.
우선 깔끔하게 정돈된 넓은 실내공간에서 여느 소형차 이상의 안락함을 느낄 수 있었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걸자, 엔진의 시동음 대신 대신 'EV Ready' 지시등과 '출발준비 되었습니다'라는 음성안내가 나왔다.
일반적인 가솔린 차량에서 들을 수 있는 시동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서야, 보행자를 위한 블루온의 가상엔진음(VESS)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출발 준비를 마친 후, 가속페달을 밟자 전기모터에서 경쾌한 주행음이 들려오며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면을 통해 경제운전 안내 상태 및 누적 연비 점수 표시, 배터리의 잔량 등 운전자에게 필요한 각종 정보가 눈에 들어온다.
가속 구간에서 페달을 끝까지 밟자, 순식간에 최고속도 130km/h에 도달했다. 일반 가솔린 차량과는 다른 조용한 폭발력이었다. 최고출력이 61kW(81ps), 최대토크가 210Nm(21.4kg·m)라 동급 가솔린차에 뒤지지 않는다.
또한 경소형차에는 적용되지 않는 H-프레임 기반 4점 부쉬 타입(Bush type)이 채택돼, 실내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잠시 후 눈앞에 경사 25도의 등판 구간이 나타났다. 하지만 어떤 굉음도 없이 손쉽게 언덕을 올라갔다. 경사로에서 잠시 정지한 후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보니, EPS(전자제어 조향장치)가 장착돼 있어 성인 남자 4명이 타고 있음에도 뒤로 밀리지 않았다.
일정 구간 주행을 마치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니 회생제동용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클러스터 상에서 배터리가 충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회생제동 시의 제동감은 생각보다 부드러워, 일반 가솔린 차량과 비교해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비록 2km가 조금 넘는 짧은 구간의 시승이었지만 가속 및 등판 성능, 운전 편의성에 이르기까지 만족스러웠다. 향후 배터리 기술이 향상되어 1회 충전거리가 늘어나면, 장거리 운행에도 손색이 없을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