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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골프존 리얼’ 4000대 선착순 마감, 알고보니

▲ 골프존 리얼 초기화면
▲ 골프존 리얼 초기화면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국내 최대 골프 시뮬레이션 전문업체인 골프존의 올해 주력기종인 '골프존 리얼'(GOLFZON Real)의 설치 접수와 관련,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골프존은 앞서 지난달 23일 오전 11시부터 매장운영 점주를 대상으로 '골프존 리얼' 설치 접수를 진행한 결과 25분만에 서버가 마비되는 사태를 빚으며 1·2차분 2000대를 마감했다고 밝혔다.

또 당초 3000대 한정으로 신청을 마감하려 했으나 고객 편의를 위해 오후 4시부터 신청수량을 1000대 늘려 3·4차분 접수를 재개했으며, 신청자가 몰려 총 4000대 접수가 이날 마감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시 직접 신청을 했던 매장 점주들의 주장은 이와 달랐다.
 
4일 서울 서초구 소재 매장 관계자는 "당시 직접 주문하면서 진행된 상황을 분석해봤다"며 "선착순 진행인데 카드결제서비스 문제로 결제가 필요한 우리로서는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했다. 서울 역삼동, 경기도 부천시, 인천 남동구 소재 매장 관계자들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이 관계자들에 따르면 11시5분 GLM(골프존라이브매니저) 사이트가 열리지 않았고, 고객센터 전화도 불통이었다.

서초구 소재 매장 관계자는 11시6분 주문화면이 오픈돼 주문접수를 했고, 1분 후 주문처리가 완료되어 카드결제를 하고자 했으나 에러가 발생했다. 다시 2분 후 계좌이체를 통한 재주문처리가 완료됐으나 결제에러가 났다.

11시10분 골프존 특수사업판매 측에 유선상황을 접수했고, 5분 후 가상계좌를 통한 재주문을 했다. 가상계좌 주문완료 메시지(SMS)도 받았지만 결제에러가 발생했다. 그는 "11시26분이 되어서야 가상계좌 송금이 완료됐고, 11시30분 경에는 GLM 팝업 및 공지사항을 통해 주문신청 일시중단 공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역삼동 소재 매장 관계자는 "신청이 폭주된 것이 아니라 정확히 24분동안 서비스장애가 발생했다. 결제가 필요없는 D타입 신규매장 업주들은 본의아니게 우선대우를 받은 셈이다"고 지적했다.

이번 골프존 리얼 설치는 매장의 기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으로, 생산일자가 2009년 11월15일 이전인 제품은 모두 A타입으로 1대 당 140만원이 든다. 그리고 B타입(2009.11.16~12.31)은 55만원, C타입(2010.1.1~3.31)은 20만원이 들며, D타입(2010.4.1 이후)은 무상 업그레이드 대상이다.

이에 대해 골프존 관계자는 "에러가 났던 것은 처음 5분 동안이었고 신청접수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어 당일 해피콜을 돌려 접수를 받았다"며 "오류를 겪은 점주들을 위해 오후 4시에 1000대를 추가접수했다. 1000대가 좀 안됐고, 나머지는 추가 신청을 원한 점주들의 주문을 받아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D타입의 경우는 결제가 없어 완벽하게 신청됐다. 유료(A·B·C)타입과 무료(D)타입의 비중은 5:5 정도다"며 "선착순 관련 로그 데이터를 골프존에서 갖고 있으며, 결제기준이 아닌 신청기준 선착순으로 모든 접수를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골프존은 리얼 신청을 23일 마감했다고 했지만, 이후에도 접수는 가능했다. 

부산 해운대 소재 매장 관계자는 "25일 저녁 7시30분쯤 골프존에서 문자가 와서 콜센터에 전화해보니 직원이 '오늘 리얼 주문한 것이 있느냐', '그 결제 내용 알려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특히, 서울 은평구 소재 매장 관계자는 "30일에도 골프존 홈페이지에 리얼 신청 아이콘이 있어 A타입 2대를 해보니 결제까지 됐다"며 "결제 확인 페이지도 캡쳐해놨다"고 밝혔다.

스크린골프 사장단 협회인 한국시뮬레이션골프문화협회(이하 시문협)는 이번 골프존의 선착순 신청접수가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입장이다.

시문협 관계자는 "지난 22일 김원일 골프존 대표와의 협상에서 우리는 (선착순이) 지역별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가 되므로 점주들의 여론조사를 통해 지역별로 설치 의사를 타진하고, 이를 통해 합리적인 정책을 수립해 지역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사는 협의 없이 이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착순 접수과정에서 골프존 귀책사유로 인한 서비스장애가 발생했으므로 이는 무효다"며 "최근 옥션은 가위바위보 최강자전 중 발생한 경기시스템 장애로 경기무효를 선언하고 모든 본선 회원들에게 사과 공지 및 보상금과 함께 재경기를 안내했던 바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불법 S/W 문제와 업그레이드 비용 원가 조작의문, 무료코스 보장 문제도 명확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