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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 최태원 회장 지배권 위해 괜한이자 떠안나

[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금융계열사 지배권 유지를 위해, SK C&C가 불필요한 이자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인 SK는 금융회사인 SK증권을 보유할 수 없다. 손자회사 형태로 SK증권을 지배 중인 SK는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6월말까지 SK네트웍스와 SKC가 보유한 SK증권 지분(22.71%, 7.73%)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에 따라, 그룹 측은 SK C&C가 SK증권 지분을 매입해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SK C&C는 SK를 지배하고 있으며(32%),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44.5%)이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SK증권 지배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결정으로 인해, SK C&C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가 불필요한 이자를 부담한다고 우려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3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관계자는 "SK C&C는 지주회사 기준인 50%를 넘기지 않기 위해 차입금을 증가시켜 자산총액 규모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며 "지배주주의 이익에 따른 불필요한 차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작년 말 기준으로 SK C&C가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의 지분가치는 총 자산 중에서 약 47%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SK증권의 지분을 자기자금으로 매입한다면, 이 비율이 50%를 초과해 지주회사에 해당될 수 있다.

현재 SK네트웍스와 SKC가 보유한 SK증권의 지분가치는 시가 기준으로 약 2200억원이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2500억원 이상으로 볼 수 있다. SK C&C는 작년 말 기준으로 약 9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지분 인수에 있어 자금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K C&C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619억원, 영업현금흐름은 1271억원이며 투자 및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역시 1000억원을 넘었다.

이처럼 현금유입이 양호한 상황이지만, SK C&C는 차입금을 상환하기 보다는 차입금을 추가로 조달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이자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CGCG 관계자는 "작년 11월에는 외부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며 "지난해 회사의 이자비용은 666억원으로, 이는 영업이익 1623억원의 41%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회사는 작년 11월 발행한 사채에 대해 4.49%의 이자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이번 SK증권을 매입하기 위해 외부자금을 조달할 경우, 이 정도 수준의 이자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