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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가 금융감독 공백 부추겨”

[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사외이사 영업관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낙하산 인사에 따른 금융감독 공백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20일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을 통해 "어윤대 회장의 행동에 대해 국내 최대 금융그룹 CEO로서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나아가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해 감독당국이 구두 경고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한 것은 대통령 측근실세에 대한 금융감독·제재의 공백 우려가 현실화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KB금융 측의 해명에도 불구, 최근 금융권에서는 어윤대 회장이 올해 초 지주회사 및 관계사 임원과 사외이사들의 영업실적을 관리하다가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주회사는 자회사·손자회사 등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경영전략을 수립·집행·평가하는 곳이지, 임직원 개개인, 특히 사외이사의 영업실적을 관리하는 곳이 아니다"며 "사외이사의 업적평가 및 이에 따른 합리적 보상체계 구축은 중요사안이지만, 이는 CEO인 회장의 역할이 아니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평가위원회의 몫이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사외이사제도에 대한 어 회장의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다"며 "사회이사제도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된 이사회 및 그 산하 위원회의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고 했다.

이어 경제개혁연대는 "대통령 측근 실세가 있는 금융회사에 대해 감독당국이 제대로 감독·제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최근 강만수 회장이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하겠다고 밝혔을 때, 감독당국이 가능하지도 않은 일을 갖고 우왕좌왕 하면서 결국 시장의 혼란만 부추긴 것은 단순한 우려가 아님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낙하산 인사 문제가 전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고, 이후 금융감독원의 조직 쇄신 및 전관예우 방지 대책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는 "강만수 회장, 어윤대 회장 등 정권 실세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모든 대책이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과 시장의 냉소를 불러일으킬 뿐이다"고 밝혔다.

끝으로 경제개혁연대는 "감독당국은 이번 어윤대 회장 사안에 대해 철저하게 재조사하고 엄정한 조치를 내려야 할 것이다"며 "또한 이른바 정권 실세들은 더욱 자중해야 하며, 나아가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