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현대자동차의 신형 에쿠스가 미국 대형승용차 시장 진입 기반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
현대차는 미국 최대 시장조사업체인 제이디파워(J.D.Power)社가 발표한 '2011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에쿠스가 자사 역대 최고점수인 61점을 기록하며 '대형 고급승용차 부문'에서 2위에 올랐다고 24일 밝혔다.
제이디파워의 IQS는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차량의 고객들에게 228개 항목에 대한 초기품질 만족도를 조사해 100대당 불만건수로 나타내는 것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고객의 높은 품질만족도를 의미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신차품질조사에서 에쿠스는 올해 처음 평가대상이 된 12개의 차종 중 당당히 1위를 기록했다. 조사대상이 된 전체 브랜드의 234개 모델 중에서도 4위에 오르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역대 차종 중 가장 높은 점수와 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BMW 7 시리즈, 벤츠 S 클래스, 아우디 A8 등을 제치고 동급의 대형 고급승용차 부문에서 2위에 올라 현대차의 고급 대형차 기술력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브랜드별 평가에서 현대차는 108점을 얻어, 조사대상이 된 일반브랜드 20개 업체 중 5위를, 전체브랜드에서는 32개 업체 중 1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004년 상위권에 진입한 이후 8년간 큰 기복 없이 신차품질조사 결과에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한편, 기아차는 전년대비 13점이 향상된 113점을 기록, 일반브랜드에서 전년대비 6계단 상승한 9위를 기록하며 상위권 진입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체 메이커 중 신차 및 개조차를 가장 많이 투입했음에도 상위권 품질을 유지하거나 전년 대비 향상된 품질을 기록했다. 신차나 개조차를 출시할 경우 신차품질에 불리하다는 통설을 뒤엎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차급별 평가에서는 기아차 프라이드가 85점, 현대차 베르나가 106점을 달성하며 소형차 부문에서 각각 2위와 3위에 올라 소형차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기아차 쏘울은 소형 다목적용차 부문에서 111점으로 도요타 싸이언xB를 누르고 2위를 기록하는 등 4개 차종이 품질우수상을 수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스마트 폰의 보급에 따라 무선 핸즈프리 등에서 고객의 감성품질 문제가 다소 증가하고 있다"며 "감성품질의 영역에서 고객의 기대치가 많이 높아졌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현지에서의 지속적인 품질 호평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며 "향후 더욱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고장품질은 물론 감성품질 역시 높아진 고객의 기대치를 넘어설 수 있도록 전방위 고객 품질 만족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조작이 어렵고 고객에게 익숙하지 않은 신기술의 적용이 고객들의 불만으로 이어져 각 메이커의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며 "향후 자동차 업체들이 신기술의 적용과 고객 만족도 사이의 양날의 칼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지 큰 숙제를 안게 됐다"고 전했다.